스웨덴오픈 우승하고 2017년 무관(無冠) 탈출

쉬신(중국)은 데뷔 이래 마롱이나 장지커처럼 화려한 성적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우승권에서 완전히 벗어난 선수는 아니었다. 4대 메이저 대회 중에서는 2012년 중국 항저우 그랜드파이널스, 2013년 벨기에 베비에르 남자탁구월드컵, UAE 두바이 그랜드파이널스를 우승했다. 세계선수권과 올림픽에서는 아직 단식 석권 기록은 없지만 세 번의 세계선수권 복식(2011 로테르담, 2015 쑤저우, 2017 뒤셀도르프)과 2016년 리우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월드투어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유지했는데, 2010년 쿠웨이트오픈 결승에서 마린을 4대 3(10-12, 11-8, 10-12, 13-11, 5-11, 13-11, 12-10)으로 꺾고 첫 우승한 이후, 매년 한 번도 빠짐없이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2012년에는 한 해 동안 3회(카타르, 상하이 중국, 러시아)나 우승하며 절정에 달했었다.
 

▲ 스웨덴오픈을 우승하면서 올해도 결국 ‘우승’을 기록한 쉬신. 팡보와의 4강전 직후 모습이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하지만 쉬신은 최근 끝난 스웨덴오픈 전까지 올해는 개인단식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특히 부상으로 기권했던 중국오픈을 포함, 우시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와 독일오픈 등 세 대회에서는 넌 차이니스 선수에게 패해 중도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물론 개인복식에서는 여전히 강세를 보였는데, 뒤셀도르프 세계선수권대회와 일본오픈에서 우승했다. 올해 마지막 월드투어로 지난 19일 끝난 스웨덴오픈은 쉬신에게 2017년 개인단식 무관(無冠)에서 벗어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던 셈인데, 결국 우승하며 길었던(?) 부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쉬신으로서는 지난해 6월 코리아오픈 우승 이후 무려 1년 5개월여 만에 월드투어 개인단식에서 우승한 것이다.
 

▲ 쉬신은 판젠동과 함께 복식도 우승하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쉬신은 스웨덴오픈 4강전에서 팡보를 4대 2(11-9, 12-14, 11-5, 11-5, 8-11, 11-1)로 이기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전에서는 판젠동을 4대 1(6-11, 11-7, 11-9, 11-6, 11-2)로 이겨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쉬신은 판젠동과 함께 개인복식도 우승하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다음은 국제탁구연맹(ITTF)과의 우승 인터뷰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판젠동은 경기 시작 전 우승 후보였다. 우리는 서로를 잘 알고 있고, 서로의 플레이 스타일을 잘 알고 있다. 첫 게임을 패한 후에, 쇼트와 같은 미세한 플레이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 나는 경기가 진행될수록 더욱 활발하고, 적극적이 되었다.”

 쉬신과 판젠동의 결승전은 쉬신의 완벽에 가까운 승리로 끝났다. 쉬신이 첫 게임을 6-11로 먼저 내주며 출발했지만, 2게임부터 내리 네 게임을 따내며 우승을 확정했다. 쉬신은 앞서 독일오픈 8강전에서 우리나라의 이상수(국군체육부대)에게 0대 4(6-11, 9-11, 4-11, 10-12) 완패를 당하면서 어깨 부상에 대한 우려를 낳기도 했는데, 연이어 참가한 대회에서 바로 우승을 차지하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오히려 판젠동이 이전 경기들과 비교해 전체적으로 움직임이 둔하고 볼 끝에 힘이 빠진 모습이었는데, 이는 직전 4강전에서 저우위(중국)를 상대로 풀-게임접전 끝에 4대 3(6-11, 11-13, 11-8, 10-12, 12-10, 12-10) 신승을 거뒀고, 쉬신과 함께 개인복식 결승까지 치른 것이 체력에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분석됐다.
 

▲ 준우승자 판젠동의 경기모습. 두 선수의 상대전적을 보는 것도 재미있는 관전포인트. 사진 국제탁구연맹.

 이번 대회 우승은 월드투어 개인단식에서 쉬신의 통산 12번째 우승 타이틀이다. 쉬신은 2014년 카타르오픈과 코리아오픈 두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2015년부터는 매년 1개 대회씩 우승해왔다. 스웨덴오픈은 2015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오른 결승이었다. 2년 전에는 판젠동에게 2대 4(11-1, 10-12, 11-7, 5-11, 6-11, 9-11)로 패해 우승을 놓쳤지만, 이번에는 같은 상대를 꺾고 결국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결승전은 쉬신과 판젠동의 국제무대 상대전적에서 역대 15번째 맞대결이었다. 쉬신은 이번 승리로 판젠동 상대 15전 7승 8패를 기록하게 됐다. 특히 두 선수는 지금까지 스웨덴오픈에서만 세 번이나 맞대결을 펼쳤는데, 2013년 대회와 2015년 대회에서는 판젠동이 모두 승리했고, 이번 대회가 쉬신의 첫 승리였다. 두 선수의 국제무대 상대전적에서 흥미로운 점은 유독 연승과 연패가 많았다는 것이다. 쉬신은 두바이 그랜드파이널스 4강전부터 2015년 중국 오픈까지 판젠동 상대 5연승을 기록했고, 판젠동은 파타야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결승전부터 2016년 일본오픈 결승전까지 쉬신 상대 6연승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에서 입장이 바뀌었으니 쉬신이 다시 연승을 이어갈지 여부도 12월 있을 그랜드파이널스의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저작권자 © 더 핑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