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회 전국남녀 종별 탁구선수권대회 남녀일반부 개인단식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제64회 전국남녀 종별탁구선수권대회 일반부 개인단식 테마는 ‘부활’이다. 남자 김민석(27·KGC인삼공사), 여자 황지나(27·미래에셋대우)가 우승했다.

김민석은 21일 오전 경기에서 4강전 백광일(국군체육부대), 결승전 안재현(삼성생명)을 차례로 꺾었다. 특히 안재현과의 결승전에서는 게임을 주고받는 대접전 끝에 3대 2(7-11, 12-10, 10-12, 11-5, 11-9) 신승을 거뒀다.
 

▲ (천안=안성호 기자) 김민석이 남자일반부 개인단식 챔피언에 올랐다.

김민석은 오랫동안 남자실업 간판으로 활약해온 스타플레이어다. 청소년시절부터 한국탁구 차세대 주전감으로 꼽히며 각급 대표팀에서 많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리우올림픽 주전 경쟁에서 밀린 이후 슬럼프가 길었다. 근 몇 년간은 빠르게 성장한 후배들에 밀려 세계선수권대회 대표팀에 들기도 버거웠다. 이번 대회 우승은 최근의 지난한 과정을 뚫고 이뤄낸 성적이어서 의미 있다. 종별선수권 단식 우승은 2011년 대회 이후 7년 만에 이룬 성적이다.

비록 이 달 말 스웨덴에서 열리는 세계대회 대표선수들은 나오지 않았지만, 톱 클래스 선수들 간 기량 차는 크지 않다. 결승 상대였던 안재현도 김민석도 당장 대표팀 주전으로 뛰어도 손색없는 상비1군 멤버들이다. 결승전에서 김민석은 특유의 ‘창의적인’ 공격을 고비마다 작렬시키며 랠리를 이끌었다. 다시 전성기를 열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 (천안=안성호 기자) 올 시즌 실업에 도전한 신예 안재현이 최선을 다했지만 준우승으로 만족.

김민석은 우승 직후 “떨어진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힘들었지만 경기를 계속하면서 방법을 찾아갔다. 나이를 먹어 가면서 경기를 풀어가는 여유가 생기고 있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결승전에 대해서는 “순간적으로 스코어 관리가 되지 않아 경기를 스스로 어렵게 만든 면이 있었지만 안정감을 찾으려고 노력했고, 결국 지지 않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 (천안=안성호 기자) 김민석의 탁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시 목표를 세울 것이다.

김민석은 단식뿐만 아니라 하루 일찍 끝낸 복식도 우승했다. 팀 후배 박정우와 원활한 호흡을 과시하며 각 경기들을 쉽게 풀어나갔다. 게다가 김민석은 소속팀이 단체 결승에 올라있어 남아있는 우승컵도 노리고 있다. 이미 개인전을 모두 석권한 상태에서 전관왕이 가시권이다. 예순네 번째 종별대회에서 ‘반전’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 김민석은 “갈수록 지는 것에 익숙해지면서 목표를 점점 상실했던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스스로 관리를 못한 것이니 누구 탓을 할 수도 없다. 하지만 아직 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음을 다잡아 도쿄올림픽 등 목표를 다시 세울 각오다. 이번 대회가 좋은 계기가 되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천안=안성호 기자) 여자일반부 개인단식에서는 황지나가 우승했다. 역시 부활!

여자단식 우승자 황지나도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21일 오전 경기에서는 소속팀 동료 송마음을 4강전에서 이겼고, 결승전에서는 대한항공의 ‘영건’ 지은채를 이겼다. 결승전은 남자부 경기와 마찬가지로 마지막 게임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였다. 3대 2(11-7, 2-11, 10-12, 11-7, 11-9)로 황지나가 신승했다.

황지나 역시 여자실업 간판이자 소속팀 미래에셋대우 핵심으로 뛰어온 선수다. 대표 상비군으로도 꾸준한 활약을 펼쳤으며, 지난 2015년 쑤저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국가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황지나 역시 최근에는 비중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올 초 있었던 상비군선발전에서도 1차전은 통과했지만 최종전 초반부터 연패하며 결국 선발권에 드는데 실패했다. 고질적인 팔꿈치 부상 등으로 컨디션 저하에 시달렸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출전 여부를 고민해야 할 정도로 몸이 좋지 못했다. 역경 속에서 일궈낸 우승이었다.
 

▲ (천안=안성호 기자) 여자부 결승전도 풀-게임접전이었다. 준우승자 지은채.

황지나는 우승 직후 “예상 못했는데 우승까지 할 수 있어서 좀 얼떨떨하다. 흥분하지 말고 차분하게 한 게임 한 게임 치러나가려 했는데 결국 좋은 성적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더구나 황지나는 이번 대회가 실업에 온 이후로 개인전에서 달성한 첫 우승이다. 그동안 입상권에는 자주 들었지만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는 오르지 못했었다. 실업 9년차 종별선수권대회에서 남다른 감격을 누렸다.
 

▲ (천안=안성호 기자) 실업무대 개인 첫 우승이라는 특별한 감격을 누린 황지나다.

이번 대회 일반부 개인단식 테마는 ‘부활’이다. 계속해서 좋을 수도 없지만 계속해서 나쁠 수도 없다. 굴곡 속에 쌓여가는 게 이력이고 커리어다. 분명한 것은 역경을 딛고 부활한 사람은 그 이력을 바탕으로 다시 올 수도 있을 역경을 보다 넉넉하게 대처할 수 있는 내공을 갖춘다는 것이다. 황지나는 “앞으로 팀에서 할 수 있는 보다 바람직한 역할을 찾아나가겠다.”고 말했다. “기술도 태도도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 숱한 굴곡 속에서도, 랠리는,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개인단복식을 모두 마감한 일반부는 현재 남녀 단체 결승전이 진행 중이다. 남자는 KGC인삼공사와 삼성생명, 여자는 역시 삼성생명과 포스코에너지가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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