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할름스타드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 여자 탁구 단일팀 선수들이 3일간의 한 팀 생활을 끝내고 스웨덴에서 헤어졌다. 북한 남자 선수들도 함께 인사를 나눴다.

6일 오전 11시 남북 선수단은 세계선수권대회(단체전) 숙소인 틸뢰산드 호텔 로비에서 환송 행사를 가졌다. 이날 북한 선수단이 먼저 숙소를 떠나는 사실을 알게 된 대한탁구협회 관계자들이 제안해 깜짝 환송식이 이뤄졌다.
 

 
 

먼저 나와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던 북한 여자팀 김진명 감독과 남자팀 황성국 감독이 탁구협회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김 감독은 웃는 얼굴로 “고생했다”는 짧은 인사를 남겼다. 황 감독은 한국 탁구인들에게 이름과 사인을 적어주기도 했다.
 

 
 

이어 북한 남녀 선수들이 트렁크를 들고 로비로 내려왔다. 트레이닝복을 입은 한국 선수들도 로비에 모였다. 단일팀의 한국 양하은은 이날도 북한 차효심과 찰떡처럼 붙어 다녔다. 양하은이 “오늘도 옆에 있네”라고 말하자 차효심이 “내가 좋아서 옆에 오는 겁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양하은은 “둘이 키가 비슷해서인지 단일팀 된 이후 사진 찍을 때면 꼭 항상 내 쪽으로 오더라”며 “연습 때 처음 파트너기도 했고 나이(24세)도 비슷해서 금방 친해졌다”고 했다. 양하은과 차효심은 각 팀에서 키가 가장 크다. 북한 김남해는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한국 서효원에게 “다음에 또 보는 거냐”고 여러 번 묻자 서효원이 “확실히는 모르지만 나중에 보게 되면 맛있는 거 사달라”고 답했다.
 

 

이번 대회 단일팀은 여자 선수들만 이뤄졌지만 남자 선수들도 마치 한팀인 것처럼 어울렸다. 이상수가 북한 남자대표팀 최일의 어깨를 주무르며 “고생 많았다”고 하자 최일이 “지기만 했는데 고생은 무슨 고생”이라는 농담으로 받았다. 주변 선수들이 폭소했다. 북한은 남자팀은 이번 대회 7경기에서 1승 6패를 기록했다.
 

 
 

선수들은 로비에서 나와서도 쉽게 발을 떼지 못했다. 남북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의 휴대폰으로 셀카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 우는 선수는 없었다. 환송 행사라기보단 학교에서 헤어지는 친구들 같았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믿을 수 없는 장면”이라며 이들이 뭉쳐 있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한국 김지호는 “다음에 볼 기회가 있으니까 혹시 또 한팀이 된다면 지금보다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게 사진 수십 장을 찍고 나서야 환송식이 끝났다. 김택수 감독의 발언이 마지막이었다. 그는 북한 남자팀을 향해 “우리가 이번 대회에 (여자 단일팀에 밀려) 존재감이 너무 없었다. 기회가 되면 우리도 한 팀으로 해보자”고 말해 사람들을 웃긴 뒤 “조심히 잘 가시라”고 말했다. 남북 선수단이 박수로 마무리했다.
 

 
 

북한 선수들이 트렁크를 끌고 버스로 향하자 한국 선수들이 모두 뒤를 따라갔다. 북한 선수들이 모두 버스에 오르자 남한 선수들이 일렬로 서서 손을 흔들었다. 버스가 떠날 때까지 눈을 떼지 못한 장우진은 “마음이 찡하다”고 말했다. 남북 탁구 선수단은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단일팀으로 만날 가능성이 있다. 대한탁구협회가 긍정적으로 단일팀을 추진 중이다.
 

 

이날 오후 결승에선 중국이 독일을 3대 0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독일에 2대 3으로 아쉽게 진 한국 남자대표팀은 중국에 진 스웨덴과 함께 동메달을 받았다.
 

 
 

한국 선수단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거쳐 8일 오후 2시 50분(한국 시각)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로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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