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예선 후반 라운드 전승 이끌며 맹활약

‘Historic Moments(역사적 순간)’

​하반기 놀라운 질주를 보여준 오스트리아 벨스(Wels) 클럽이 결국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벨스는 프랑스 로마냐(Romange)와의 6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접전 끝에 3대 2로 승리하며 8강 진출을 결정지었다. 벨스는 최종 경기결과 3승 3패(승점 9점)의 성적으로 1위 팀 UMMC에 이어 2위에 오르며 각 그룹 별 1, 2위 팀에게 주어지는 8강 진출티켓을 거머쥐었다. 초반 2, 3위를 다투던 로마냐와 폴란드 자우도보(Dzialdowo)는 벨스의 활약에 밀려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애초 B그룹은 2011/2012 시즌 준우승팀 UMMC의 독주 속에 로마냐와 자우도보가 마지막 한 장의 티켓을 놓고 다투는 형국이었다. UMMC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중국에서 팡보를 영입하면서 전력이 더욱 강해졌고, 다니엘 고락, 첸티엔위엔, 아드리안 크리산이 이끄는 로마냐, 웡춘팅, 왕양이 이끄는 자우도보 모두 전력이 탄탄한 팀이었다.
 

▲ 박강현이 팀의 그룹예선 후반 전승을 이끌며 맹활약했다. 8강 진출을 견인했다. 사진 regionalinfo24.at

그에 비해 벨스는 누가 봐도 꼴찌가 예상되는 팀이었다. 그 흔한 중국 선수 한 명 없고, 눈에 띄는 전력 보강이라고는 한국에서 새로 영입한 22살(1996년 6월 22일생) 영건 박강현이 전부였다. 벨스는 지난해 한국 삼성생명에서 조승민을 잠깐 영입했고, 올해 역시 똑같은 팀에서 박강현을 영입했다. 물론 박강현이 잠재력이 뛰어난 선수이긴 했지만, 세계랭킹이나 국제대회 성적 같은 객관적 지표만을 놓고 본다면 박강현 영입으로 당장 8강 진출을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특히 유럽리그에 진출하는 한국 선수들은 국내 대회와 유럽 리그를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매 경기 출전도 힘들고, 출전하더라도 베스트 컨디션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룹별 경기가 모두 끝난 시점에서 박강현 영입이 벨스로서는 ‘신의 한 수’가 됐다. 3라운드까지 전패를 기록하며 꼴지를 달리던 벨스는 4라운드부터 전승을 거두며 확실한 반전을 일궈냈다. 그리고 아무도 예상 못했던 반전의 중심에는 박강현의 놀라운 활약이 있었다. 박강현은 팀이 연승을 거두는 동안 에이스로 출전해 무려 6연승을 거두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덴마크 에이스 조너선 그로스(Jonathan Groth/요나탄 그로트), 홍콩 에이스 웡춘팅 모두 박강현의 적극적 공격 앞에 무릎을 꿇었다.
 

▲ 벨스 선수들이 8강 진출을 결정짓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 regionalinfo24.at

반전의 시작은 1위 팀 UMMC와의 4라운드 경기였는데, 벨스는 이 경기를 3대 1로 이기며 8강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5라운드에서 자우도보에 3대 2, 마지막 6라운드에서 로마냐에 3대 2로 승리했다. 3라운드까지 전패를 당했고, 경기 내용도 1매치를 따낸 게 전부였던 팀이 4라운드부터 전승을 올린 것이다. 벨스의 히어로가 된 박강현은 팀의 8강 진출이 결정된 뒤 “리그 초반 팀이 너무 쉽게 패했기 때문에 이긴다는 생각보다 매 게임에 집중하는 마음으로 임했다. 소극적인 플레이보다 적극적인 공격으로 밀어붙인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홈팬들의 응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B그룹 최종 순위를 정리하면 UMMC와 벨스가 1, 2위로 8강에 올랐고, 그 뒤를 이어 자우도보가 3위, 로마냐가 최하위인 4위에 올랐다. 자우도보와 로마냐 모두 2승 4패(승점 8점)를 기록했지만, 자우도보가 매치 득실에서 앞섰다. 자우도보는 8강 진출이 유력한 팀이었지만, 에이스 웡춘팅이 일본 T리그를 오가며 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게 8강 진출 실패에 큰 영향을 미쳤다.
 

▲ 8강전에서는 더욱 강한 팀을 만날 수밖에 없다. 역시 박강현의 활약이 키포인트가 될 전망. 사진 regionalinfo24.at

벨스와 로마냐의 6라운드 경기는 8강 진출이 걸린 마지막 승부답게 매우 드라마틱하게 진행됐다. 벨스는 에이스 박강현이 1매치에서 다니엘 고락에 3대 0(11-7, 11-8, 11-9) 완승을 거두며 먼저 앞서나갔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2, 3매치를 연이어 내주고 1대 2로 역전을 당했다. 한 경기만 더 내주면 8강 진출이 날아가는 위기를 맞았는데, ‘히어로’ 박강현이 있었다. 4매치에서 첸티엔웨이를 3대 0(11-8, 11-9, 11-7)으로 돌려세우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것. 박강현은 우월한 포어핸드를 앞세워 완승을 거두고 승부를 5매치로 넘겼다. 마지막 5매치에서 데니 코줄이 다니엘 고락에게 3대 0(11-7, 11-4, 11-8) 완승을 거두며 팀 승리를 매조지었다. 오스트리아 벨스 클럽의 사상 첫 8강 진출이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이제 오스트리아 벨스 클럽은 내년 1월 있을 8강전에 출전하게 된다. 8강전은 홈&어웨이 두 경기로 승부를 가린다. 8강전은 각 그룹별 1위 팀 중 한 팀과 경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결코 승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상승세를 탄 벨스의 분위기도 뜨겁다. 유럽의 팬들도 다시 한 번 벨스의 이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저작권자 © 더 핑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