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본과 거리 더 벌어졌다

한국탁구에는 조금 아쉬운 기억이 될 2018 벤디고 세계주니어탁구선수권대회는 결국 중국의 ‘스윕’으로 끝났다. 남자단식 쉬하이동, 여자단식 치안티안위, 남자복식 쉬하이동-시앙팡, 여자복식 쉬신야오-후앙판젠, 혼합복식 쉬잉빈-쉬신야오 등 모든 종목 챔피언의 자리에 중국 선수들의 이름이 새겨졌다. 먼저 끝난 남녀단체전도 물론 우승은 중국이었다.

이로써 중국은 역대 6번째 세계주니어탁구선수권대회 전 종목 석권을 달성했다. 지난해 리바델가르다 대회에 이은 2회 연속 스윕! 특히 남자부 쉬하이동은 대회 3관왕(단체전, 개인복식, 개인단식)에 오르며 팀을 이끌었고, 여자부 쉬신야오 역시 여자단식을 제외한 3개 종목(단체전, 개인복식, 혼합복식)을 우승하며 대회 3관왕에 올랐다.
 

▲ 중국이 전 종목을 석권했다. 금은동을 모두 휩쓴 혼합복식 시상식 장면. 사진 국제탁구연맹.

중국의 강력한 대항마로 꼽히던 일본은 우승을 하지는 못했지만 모두 4개의 은메달을 따내며 선전했다. 남녀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따냈고, 여자복식 소마 유메노-키하라 미유, 남자단식 우다 유키야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중국은 2016년 케이프타운 대회에서 일본, 한국, 루마니아 유망주들에 밀려 역대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었다. 하리모토 토모카즈, 이토 미마가 중심이 된 일본 남녀 대표팀이 남녀단체전과 남자단식(하리모토 토모카즈)에서 무려 3개의 금메달을 휩쓸었고,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을 한국의 조승민-안재현 조, 조승민-김지호 조가 우승했다. 여자복식도 루마니아의 안드레아 드라고만-애디나 디아코누 조가 금메달을 따냈다. 당시 대회 중국의 금메달리스트는 여자단식의 쉬신야오가 유일했다.
 

▲ 일본도 선전했다. 남자단식 은메달을 따낸 우다 유키야. 사진 국제탁구연맹.

하지만 중국은 직전 대회인 2017년 리바델가르다 대회에서 단숨에 위용을 회복했다. 쉬에페이, 왕추친, 왕만위, 쑨잉샤가 중심이 된 주니어 최강 팀을 출전시켰고, 1년 전 부진을 만회하며 전 종목 스윕을 이뤄냈다. 남자부 쉬에페이는 대회 4관왕에 오르며 전 종목 스윕을 이끌었고, 여자부 쑨잉샤는 여자단식 결승에서 차세대 에이스 왕만위와 ‘집안싸움’을 벌여 접전 끝에 4대 3(6-11, 11-8, 8, 12-14, 8-11, 11-6, 14-12) 승리를 거두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쑨잉샤는 대회 3관왕(단체전, 개인복식, 개인단식)에 올랐다.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는 2003년 칠레 산티아고에서 제1회 대회가 개최된 이후 올해까지 16회 대회가 개최됐는데, 중국은 그중에서 무려 여섯 번이나 전 종목을 석권했다. 첫 스윕은 2009년 멕시코 카르타헤나 대회였는데, 팡보가 4관왕에 오르며 존재감을 보인 대회였다. 이후 중국은 2012년 인도 하이데라바드, 2014년 중국 상하이, 2015년 프랑스 방데, 2017년 이탈리아 리바델가르다, 그리고 이번 대회까지 다른 나라 유망주들의 의욕을 꺾었다.
 

▲ 여자단식은 중국이 단 한 번도 우승을 놓치지 않았다. 이번 대회 금메달리스트 치안티안위. 사진 국제탁구연맹.

또한 중국은 이번 대회 남녀 단체전을 휩쓸며 단체전 통산 16회 우승에 성공했다. 중국은 남녀 모두 지금까지 딱 두 번 우승을 놓쳤는데, 중국에 단체전 패배를 안긴 팀이 바로 일본이었다. 남자는 2005년 린츠 대회와 2016년 케이프타운 대회에서, 여자는 2010년 브라티슬라바 대회와 2016년 케이프타운 대회에서 일본이 중국을 꺾고 우승했다. 일본의 우승을 이끈 선수들이 바로 남자부 미즈타니 준(2005), 하리모토 토모카즈(2016), 여자부 이시카와 카스미(2010), 이토 미마(2016) 등 현재 일본탁구 간판으로 활약하고 있는 주인공들이다.

중국이 한 번도 우승을 놓치지 않은 종목도 있는데, 바로 여자단식이다. 2003년 첫 대회에서 펑루양이 우승한 이후 중국 선수들은 단 한 번도 정상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이번 대회 결승도 중국 선수들끼리 대전했다. 치안티안위가 2016년 대회 우승자 쉬신야오와 접전을 벌여 4대 3(11-8, 5-11, 9-11, 11-5, 9-11, 11-9, 11-8)으로 이기고 우승했다.
 

▲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여자단체 동메달 하나로 만족했다. 좀 더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에이스 신유빈의 경기장면. 사진 국제탁구연맹.

계속해서 여자단식 우승계보를 이어오고 있는 중국 선수들은 대부분 현재 중국 여자탁구를 대표하는 간판선수로 성장했다. 딩닝(2005), 주위링(2010, 2012), 첸멍(2011), 왕만위(2014, 2015) 등등 역대 우승자들의 면면은 이름만으로도 위압감이 느껴질 정도다. 2010년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대회에서 중국에 충격의 단체전 패배를 안겼었던 이시카와 카스미도 개인단식에서는 중국의 주위링에 완패를 당했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여자대표팀만 출전해 단체전 동메달 하나를 획득했다. 개인전에서는 어떤 종목도 16강 이하를 벗어나지 못했다. 남자대표팀은 아시아선수권 4강 진입에 실패하며 출전도 하지 못했다. 중국, 일본과의 거리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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