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총 12회 개최 후 연말 결산, 챌린지 시리즈도 변화

변화의 길 걸어온 국제탁구연맹 월드투어

2020년에는 일본 도쿄에서 하계 올림픽이 개최된다(7.24~8.9). 탁구경기 올림픽 출전 엔트리는 국가별로 남녀 각 3명이며, 그 중 개인단식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는 남녀 각 2명뿐이다. 도쿄올림픽부터 혼합복식이 추가돼 금메달 수는 5개(남녀단식, 남녀단체전, 혼합복식)로 늘었지만 출전 엔트리는 그대로다. 올림픽이 19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2019년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는 도쿄올림픽 출전 경쟁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하는 선수라면 남은 기간 최대한 세계랭킹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제부터는 경험을 쌓는 대회가 아닌 실질적인 성적이 필요한 시기라는 얘기다.
 

▲ ITTF 월드투어가 새 시즌을 시작했다. 20일 끝난 헝가리오픈 경기장 모습. 사진 국제탁구연맹.

ITTF 상금대회인 월드투어는 2013년부터 몇 차례 변화를 겪어왔다. 2012년까지는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투어를 동급으로 대우하던 ITTF가 2013년부터 구분을 시작했다. 상금 규모에 따라 슈퍼시리즈, 메이저시리즈, 챌린지시리즈 세 레벨로 나눴던 게 그거다. 레벨에 따라 상금도, 세계랭킹 포인트도, 월드투어 스탠딩 포인트도 차등이 생겼다. 당연히 높은 레벨 대회에서 성적을 낼수록 더 많은 혜택을 가져갔다. 결과적으로 세계 상위권 선수들은 올림픽 시드 경쟁과 같은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최하위 레벨인 챌린지 시리즈에는 거의 출전하지 않았다.

ITTF는 2017년 다시 변화를 시도했는데, 예의 상황을 반영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 챌린지 시리즈를 월드투어에서 아예 분리시킨 것이다. ITTF는 상금 대회를 ‘월드투어’와 ‘챌린지’ 두 시리즈로 분리했고, 월드투어는 상금 규모에 따라 ‘플래티넘(platinum)’과 ‘레귤러(regular)’ 두 레벨로 다시 구분했다. 플래티넘 신설과 함께 월드투어 규모는 더 커졌지만, 챌린지 시리즈는 투어와 상관없이 세계랭킹 포인트만 받을 수 있는 대회로 바뀌었다. 월드투어를 결산하는 그랜드 파이널스와도 무관해진 챌린지시리즈는 이제 신인급 선수들이 투어 본격진출에 앞서 자신의 기량을 시험하는 무대로 삼으려는 경향이 강해졌다.
 

▲ ITTF 월드투어가 새 시즌을 시작했다. 2019 헝가리오픈 남자단식을 우승한 린가오위엔. 사진 국제탁구연맹.

ITTF는 2018년부터 세계랭킹 산정방식도 ‘1년 동안 베스트 8개 대회 합산 방식’으로 바꾸면서 월드투어의 비중을 더 키우기도 했다. 플래티넘 6개 대회와 레귤러 6개 대회까지 모두 12회가 열렸던 지난해 월드투어에서 한 가지 더 특기할 사항은 5개(중국, 코리아, 일본, 호주, 오스트리아) 대회에서 혼합복식이 열렸다는 것이다. 이는 도쿄올림픽에 혼합복식이 정식종목으로 추가되면서 종목 활성화를 꾀하기 위한 조치였다. 12월 인천 그랜드 파이널스에서 남녀단·복식과 함께 혼합복식이 치러진 것도 물론이었다. 2019년에는 월드투어 모든 대회와 챌린지 플러스 6개 대회에서 혼합복식을 진행하므로 종목의 중요도는 더 높아졌다.

올해도 총 12회 개최, 챌린지 시리즈 다변화

2019년 월드투어도 2018년과 마찬가지로 총 12개 대회가 개최된다. 상위 레벨인 플래티넘이 6회(카타르, 중국, 일본, 호주, 독일, 오스트리아), 레귤러 대회도 6회(헝가리, 홍콩, 코리아, 불가리아, 체코, 스웨덴) 열린다. 2018년과 비교해 횟수와 개최지는 똑같고, 코리아오픈과 일본오픈의 레벨만 바뀌었다. 연말인 12월에 그랜드 파이널을 통해 총결산하는 것도 같다. 플래티넘에서 레귤러로 하향조정된 것은 아쉽지만, 올해 코리아오픈은 2020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최지인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의미를 더한다.

월드투어에서 받을 수 있는 세계랭킹 포인트도 지난해와 같다. 플래티넘에서 우승하면 2,250점을 받고, 레귤러에서 우승하면 1,800점을 받는다. 메이저 대회인 탁구월드컵, 그랜드 파이널스 우승 포인트가 2,550점인 것과 비교하면 플래티넘 대회의 비중이 만만찮다(표 2019년 월드투어 일정표 참고).
 

▲ ITTF 월드투어가 새 시즌을 시작했다. 2019 헝가리오픈 여자단식을 우승한 첸멍. 사진 국제탁구연맹.

2019년에는 월드투어보다 챌린지 시리즈에 큰 변화가 있다. 규모에 따라 챌린지 역시 ‘챌린지 플러스’와 ‘챌린지’ 두 레벨로 나뉜 것이다. 세계랭킹 포인트도 조정돼 지난해 챌린지에서 우승하면 900점을 받았지만, 올해부터는 챌린지 플러스 우승 1,100점, 챌린지 우승은 850점을 받는다. 경기종목도 챌린지 플러스에는 혼합복식이 추가돼 7개 종목(남녀단식, 남녀복식, 혼합복식, 21세 이하 남녀단식)이 열리고, 챌린지는 기존대로 6개 종목이 열린다. 올해 챌린지 플러스는 총 6회(포르투갈, 오만, 평양, 나이지리아, 파라과이, 캐나다), 챌린지는 총 11회(스페인, 세르비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태국, 멕시코, 폴란드, 벨라루스, 모로코, 인도네시아, 터키)가 개최된다.

변화에 따른 보상일까? 지난해 챌린지 대회에는 강자들이 거의 출전하지 않았는데, 올해 첫 챌린지 플러스 대회인 포르투갈오픈에는 린가오위엔, 량징쿤, 왕추친(이상 남자), 첸멍, 왕만위, 류스원(이상 여자) 같은 중국의 최강자들이 대거 출전한다.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신진급 선수들의 입상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다.
 

▲ 한국 선수들 중에서는 임종훈(KGC인삼공사)만 남자단식에 출전해 선전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어쨌든 국제탁구연맹 월드투어의 2019년은 출발선을 떠났다. 그것은 곧 도쿄올림픽 출전 티켓 경쟁도 시작됐다는 말과 같다. 시즌 첫 대회였던 헝가리오픈에서는 중국의 린가오위엔과 첸멍이 각각 결승전에서 자국팀 동료들인 왕추친과 주위링을 꺾고 남녀단식을 우승했다. 중국은 남녀단식 외에도 남자복식 량징쿤-쉬신, 여자복식 왕만위-주위링, 혼합복식 쉬신-류스원 조가 각각 우승하며 전 종목 우승을 휩쓸었다.

한국 선수들 중 남자단식에 홀로 출전했던 임종훈(KGC인삼공사)은 32강전 스웨덴의 모어가드 트룰스, 16강전 잉글랜드의 리암 피치포드를 이겼으나, 8강전에서 쉬신(중국)의 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중국오픈에서 쉬신을 꺾은 적이 있었던 임종훈으로서는 아쉬운 패배였지만, 8강 진출로 900점의 세계랭킹 포인트를 더한 의미 있는 대회가 됐다. 도쿄올림픽을 노리는 임종훈의 세계랭킹은 1월 현재 17위로 이상수(7위), 장우진(11위)에 이어 한국선수로는 세 번째에 위치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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