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적한 업무 많아, 회장 직무대행 지명 시급

급작스럽게 수장을 잃은 대한탁구협회 집행부가 슬픔 속에서도 신속하게 향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당장 이 달 중순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세계탁구선수권대회(4월 21일~28일)를 앞두고 있는 등 미룰 수 없는 업무들이 산적한 까닭이다.

8일 새벽 뜻밖의 부고를 받은 협회는 충격에 빠져있을 새도 없이 긴급회의를 열고 어려운 상황에 대처해나가기로 했다. 협회 정관에 따르면 회장 궐위 시에는 회장직무대행을 우선 지명해야 한다. 부회장 중에서 연장자 순으로 직무대행을 지명해 대한체육회 인준을 받은 이후 당면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제5장 제21조).
 

▲ 탁구발전에 헌신했던 고(故) 조양호 회장. 태릉선수촌을 방문해 선수들을 격려하던 모습이다.

또한, 대한체육회 정관 제4장 제25조는 잔여 임기가 1년 이상인 회장의 궐위 시 해당협회는 60일 이내에 새 회장을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고(故) 조양호 회장의 임기는 2020년 12월까지였다. 회장직무대행은 체육회 승인을 받는 대로 새 회장 선출에 관한 일정부터 조율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직무대행을 맡을 수 있는 대한탁구협회의 현재 부회장은 연장자 순으로 김애자(전 전국탁구연합회 부회장), 강문수(전 탁구국가대표 총감독), 박주봉(대주KC그룹 회장), 이유성(대한항공 전무), 장순종(충북탁구협회), 유승민(IOC선수위원) 부회장까지 6인 체제다. 협회는 10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직무대행을 지명해 대한체육회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대한탁구협회 박창익 전무는 “너무도 슬프고 안타깝지만 이대로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 탁구발전에 뜨겁게 헌신하셨던 회장님 역시 탁구계가 혼란에 빠지는 것을 원치 않으실 것”이라면서 “대한항공 측에서 장례절차를 결정하는 대로 최선을 다해 힘을 보태는 한편, 협회도 빠르게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뜻을 모으고 있다”고 현재 협회 상황을 전했다.
 

▲ 탁구발전에 헌신했던 고(故) 조양호 회장. 태릉선수촌을 방문해 선수들을 격려하던 모습이다.

조양호 대한탁구협회장은 8일 새벽 미국 LA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0세의 이른 나이여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조 회장은 지난해 연말 미국으로 출국했고, 폐질환으로 수술 받은 후 회복했다가 최근 지병이 다시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8년 탁구협회장으로 취임한 조양호 회장은 2017년 3선에 성공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 12년간 매년 12억씩 총 100억 원을 넘는 투자로 한국탁구 발전에 크게 기여해왔다. 최근까지도 한국탁구 사상 최초로 유치한 내년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의 성공 개최를 위한 의욕에 차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든든했던 언덕'의 갑작스런 별세로 탁구계가 깊은 수심에 잠겨있다.

저작권자 © 더 핑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