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삼성생명 결승에서 제압, 2019 실업탁구챔피언전

실업탁구챔피언전에서 단체전이 치러지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2015년 대회부터다. 그전까지는 개인단식과 개인복식 챔피언만을 가려냈었다.

짧은 역사의 챔피언전 단체전에서 남자부의 ‘지존’은 삼성생명이었다. 첫 대회였던 2015년과 이듬해인 2016년 대회를 우승했고, 2017년 2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가 2018년에 다시 정상에 섰다.
 

▲ (김천=안성호 기자) 언제나 뜨거운 두 팀의 승부. 이번에도 뜨거웠다. 미래에셋대우 선수단의 응원 모습.

삼성생명의 뒤를 꾸준히 추격한 팀은 미래에셋대우였다. 2015년과 2016년 삼성이 ‘2연패’를 하던 당시 두 번 모두 미래에셋이 결승 상대였다. 그다음 해인 2017년에도 결승에서 싸웠고, 이때는 입장이 뒤바뀌어 미래에셋이 우승, 삼성이 준우승했었다. 초반 3회 모두 두 팀이 결승에서 싸워 2승과 1승씩을 나눠 가졌다.
 

▲ (김천=안성호 기자) 1단식에서 승기를 잡은 장우진.

지난해 대회 때는 미래에셋이 약간 부진했다. 4강전에서 KGC인삼공사에 패하면서 챔피언전에 단체전이 치러지기 시작한 이래 처음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반면 삼성생명은 또 결승에 올랐고, KGC인삼공사를 요리한 끝에 그 전해에 미래에셋대우에 내줬던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작년 대회는 단체결승 대진표에 두 팀 외의 이름이 처음 등장한 대회가 됐다.
 

▲ (김천=안성호 기자) 첫 경기를 패하면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대표팀 주장 이상수다.

그런데 작년 잠시 부진했던 미래에셋대우가 올해 다시 약진했다. 작년에 패배를 안겼던 KGC인삼공사와 첫판인 16강전부터 만난 고비를 뚫어냈고, 보람할렐루야와 한국마사회 두 신생팀의 도전도 가볍게 뿌리쳤다. 결승 상대는 다시 삼성생명이었다. 이전까지 네 번의 대회에서 네 번 다 결승에 올라 그중 세 번을 우승한 강호답게 삼성생명도 승승장구했다. 숙명의 라이벌이 최종 길목에서 다시 만났다.
 

▲ (김천=안성호 기자) 2단식에서 상대 믿을맨을 꺾는 기염을 토한 황민하.

그리고 이번에는 미래에셋대우가 승리했다. 정영식, 장우진 ‘쌍두마차’와 확실한 ‘차세대 에이스’ 황민하가 견고한 전력을 구축했다. 초반부터 빠르게 승부를 끌고 갔다. 1, 2번 단식에서 장우진과 황민하가 삼성생명의 국가대표 이상수, 박강현을 꺾었다. 예상보다 쉽게 경기가 끝나는 분위기였다.
 

▲ (김천=안성호 기자) 삼성도 순순히 물러서지 않았다. 조승민-안재현 조의 반전.

삼성생명도 순순히 물러서지 않았다. 주니어 세계무대를 함께 정복한 적이 있는 조승민-안재현 조가 현역 국가대표 에이스 둘이 뭉친 정영식-장우진 조를 이기면서 희망을 살렸다. 게다가 4번 단식에 나선 조승민이 정영식과 맞서 초반 두 게임을 먼저 잡아내면서 승부는 최종 5번 단식까지 흐르는 분위기였다.
 

▲ (김천=안성호 기자) 김택수 감독, 오상은 코치의 우승 벤치.

하지만 다시 반전이 일어났다. 이쯤 되면 ‘정영식 극장’이라 할 만했다. 개인단식에서도 계속 초반 두 게임을 내주고 세 게임을 잡아내는 역전승을 거듭하며 결승까지 진출한 정영식은 단체전에서도 결정적 고비의 순간 다시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초반 잘 들어가던 조승민의 공격은 길을 읽는 정영식의 수비가 단단해지자 힘을 잃었다. 두 번의 듀스로 동점이 됐고, 마지막 게임은 정영식의 완승이었다. 정영식의 관록이 결국 조승민의 패기를 누른 형국이 됐다. 전체 승부도 결국 미래에셋대우의 승리로 끝났다.
 

▲ (김천=안성호 기자) 삼성생명도 아쉽게 패했지만 잘 싸웠다.

경기 직후 김택수 감독은 “삼성과의 승부는 늘 힘들다. 두 팀 모두 국가대표 주전들이 뛰고 있어서 예측도 어렵다. 오늘은 특히 뒤로 갈수록 명승부가 됐다. 지켜본 분들도 흥미 있는 경기가 됐을 것이다. 힘든 경기였을 텐데 잘 극복해내 멋진 선물을 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 (김천=안성호 기자) 결국은 정영식 극장. 또 역전승으로 우승을 일궜다.

이로써 2019 실업탁구챔피언전 남자단체전 우승은 미래에셋대우가 차지했다. 챔피언전에서 단체전이 치러지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2015년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다섯 번이다. 그 중 세 번을 삼성생명이 우승했고, 두 번을 미래에셋대우가 우승했다. 결승마다 두 팀이 싸워 2승 2패! 가장 최근인 올해의 주인공은 미래에셋대우였다.
 

▲ (김천=안성호 기자) 인터뷰 중인 김택수 감독. 남자단체전 우승 미래에셋대우.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지고 있는 올해 실업탁구챔피언전은 이제 마지막 날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8월 1일 남녀 개인복식 결승전과, 남자 개인단식, 여자단체 결승전이 마지막 경기다. 남자단식 결승에는 단체 우승팀 주전 장우진과 정영식이 집안싸움을 벌인다. 여자단체 결승에는 포스코에너지와 삼성생명이 진출해있다. 다음은 남자단체 결승전 경기결과.

남자단체 결승전
미래에셋대우 3대 1 삼성생명
장우진 3(-7,2,9,11)1 이상수
황민하 3(6,7,9)0 박강현
정영식-장우진 0(-9,-10,-9)3 조승민-안재현
정영식 3(-5,-9,12,10,6)2 조승민
강동수 -(-)- 안재현

 
 
▲ (김천=안성호 기자) 남자단체전 시상식. 시상자는 김홍균 대한탁구협회 부회장.
▲ (김천=안성호 기자) 남자단체전 우승 미래에셋대우.
▲ (김천=안성호 기자) 남자단체전 준우승 삼성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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