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서 파트릭 프란치스카도 꺾어, 다음 상대 쉬신 유력

정영식(국군체육부대·27, 세계랭킹 23위)의 기세가 거침없다. 이번에는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홈그라운드의 강자를 꺾었다. 파죽의 연승으로 현재 브레멘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2019 독일오픈 남자단식 4강에 진출했다.

정영식은 12일 저녁 치러진 남자단식 8강전에서 독일의 프란치스카 파트릭(세계 15위)과 접전을 벌였다. 첫 게임을 먼저 내주고 2게임을 가져왔다. 다시 3게임을 내줘 리드를 허용했다. 하지만 정영식은 이후 세 게임을 내리 따내면서 4대 2(8-11, 11-6, 7-11, 11-8, 11-7, 11-8)의 역전극을 완성했다.
 

▲ 정영식이 독일오픈 4강에 진출했다. 경기 직후 프란치스카 파트릭과 악수하는 정영식. 사진 국제탁구연맹.

정영식은 이번 대회 개인단식에서 쾌조의 승리 행진을 벌이고 있다. 예선에서 호콴킷(홍콩), 스티거 바스티안(독일), 모리조노 마사타카(일본)를 모두 이겨 본선에 올랐고, 본선 32강전에서 대만의 신성 린윤주(세계 10위), 16강전에서 일본의 난적 니와 코키(세계 11위)에게 연속으로 풀-게임접전 끝에 승리했다. 이어진 8강전에서 독일의 강자를 잡았다.

정영식은 올해 8월 26일 상무에 입대해 현재 육군 이등병 신분이다. 상대적으로 훈련량이 부족한 가운데서도 놀라운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어린 천재의 영민한 플레이도, 왼손 셰이크핸더의 변칙 플레이도, 홈그라운드에서 싸운 유럽 선수의 파워도 모두 극복해냈다.
 

▲ 정영식이 독일오픈 4강에 진출했다. 입대 전 소속팀 미래에셋대우 오상은 코치의 벤치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이로써 정영식은 이번 대회 마지막 날인 13일도 경기를 벌이게 됐다. 4강전에서는 이제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강자를 상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최강자들인 쉬신과 옌안 중 한 명이다. 객관적인 전력상 현역 세계 1위인 쉬신을 만나게 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옌안도 한때 세계 TOP10을 주름잡던 강자지만 국제무대에는 오랜만에 나왔다.

정영식은 국제무대에서 쉬신을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7전 전패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 독일오픈에서도 정영식은 16강전에서 쉬신에게 패했다. 하지만 최근 정영식은 중국 선수들을 상대로 부쩍 강해진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지난 코리아오픈에선 판젠동(세계 2위)을 꺾었고, 아시아선수권에선 리앙징쿤(세계 8위)을 잡았었다. 이미 목표를 초과 달성해 충천한 사기도 무기다. 세계 1위라고 이기지 못하란 법은 없다. 승부는 해봐야 안다. 이번 대회 남자단식 4강전은 한국 시간으로 13일 오후 5시 50분경부터 시작한다.
 

▲ 좀 더 어려운 승부가 기다린다. 하지만 승부는 해봐야 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저작권자 © 더 핑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