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600명 동호인 참가 ‘뜨거운 열기’
서울의 송파구는 우리나라 생활체육의 요람이라고 할 수 있을 만한 지역이다. 88년 서울올림픽 시설이 집중된 지역적 이점을 활용해 90년대 초반 무렵부터 불기 시작한 생활스포츠 활성화를 이끌었다. 생활탁구 역시 올림픽공원과 잠실체육관 등을 중심으로 레슨 시스템과 체계적 프로그램을 갖추기 시작한 새로운 문화가 그 태동의 배경이 됐다. 송파구에서부터 서울로, 전국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송파구의 생활탁구 열기는 현재도 그 어떤 지역보다 뜨겁다. 송파구탁구협회(회장 최광우)가 집계하는 탁구인구는 무려 5000명이 넘고, 구내에 운영되고 있는 사설 탁구장만도 24곳이나 된다. 잠실체육관과 올림픽공원, 각 주민센터나 복지관 등에서 운영하는 공공시설들까지 더하면 40여 개소가 넘는 탁구시설이 있다. 송파구는 어느 지역보다 간단히 탁구를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17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제13회 송파농업협동조합장배 탁구대회는 그와 같은 송파지역의 탁구 열기를 실감할 수 있게 하는 무대다. 송파농업협동조합(조합장 이한종)이 지역사회 복지를 위한 기업이익 환원 활동 차원에서 송파구탁구협회에 주관을 맡겨 시작한 이 대회는 매년 탁구인들의 뜨거운 동참 열기를 더해 서울지역 내 최고 대회로 성장해왔다. 서울시 오픈대회 성격으로 치러진 올해 대회 역시 빠르게 참가 접수가 마감됐는데, 신청이 늦어 출전할 수 없게 된 인원만도 200명이 넘을 정도였다고 한다. 참가의 행운(?)을 잡은 동호인들이 잠실체육관의 넓은 플로어를 가득 채우며 내내 유쾌한 스윙을 계속하고 있다.
오전에 진행된 개회식도 고조된 열기를 짐작하게 했다. 송파구와 서울시의 탁구인들과 주최측 농협관계자들은 물론이고, 박성수 송파구청장과 내년 총선을 대비하는 각 정당의 국회의원들도 빠짐없이 경기장을 찾았다. 송파구 탁구동호인들의 표심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생활탁구는 넓은 저변을 확보하고 있다. 대회 주최측인 농협은 감귤, 잡곡 쌀 등등 전국 지역 특산물로 ‘농협다운’ 경품과 기념품들을 마련해 개회식을 함께 한 동호인들을 즐겁게 하기도 했다.
17일 하루 동안 치러지는 제13회 송파농업협동조합장배 탁구대회는 남녀 개인단식과 개인복식, 혼합복식 등 개인전 다섯 종목만 열린다. 선수부부터 4부까지 통합, 5부-6부 통합(부별 핸디 적용) 남녀 각 두 부서와 함께 송파구 초급자들을 위한 초심부 및 주민센터부 경기를 따로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한국 생활탁구의 첫 머리에 있는 송파구에서 매년 연말 특별한 결산 무대로 마련되는 농협조합장배 대회의 이모저모를 스케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