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린윤주, 결승 하리모토, 무서운 10대 도전자들 연파

판젠동이 1일 끝난 ITTF 2019 청두 남자탁구월드컵을 우승했다. 준결승전에서 대만 에이스 린윤주에게 4대 0(11-8, 11-6, 11-8, 11-5) 완승을 거뒀고, 결승전에서는 일본 에이스 하리모토 토모카즈를 4대 2(9-11, 11-4, 6-11, 11-8, 11-2, 11-7)로 꺾었다. 하리모토 토모카즈는 4강전에서 ‘챔피언’ 마롱(중국)을 4대 2(11-6, 11-9, 11-8, 8-11, 4-11, 11-5)로 꺾는 기염을 토했지만 결승전에서 판젠동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으로 만족했다.
 

▲ 판젠동이 개인 통산 세 번째 월드컵을 품에 안았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판젠동은 2016년과 2018년 월드컵도 우승자였다. 작년 파리대회에 이은 연속우승으로 개인 통산 세 번째 월드컵 우승을 장식했다. 판젠동은 2015년 스웨덴 할름스타드 대회 첫 출전 이후 지금까지 월드컵만 모두 네 번을 출전했다. 첫 출전 대회 결승에서 마롱에게 0대 4(7-11, 6-11, 8-11, 8-11)로 패해 준우승했고, 나머지 대회는 모두 우승으로 끝냈다.

월드컵 3회 우승은 네 번의 우승 기록이 있는 마린(중국, 은퇴, 2000, 2003, 2004, 2006)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지금까지 월드컵에서 3회 우승한 선수는 모두 3명으로 판젠동 외에 왕하오(중국, 2007, 2008, 2012)와 블라디미르 삼소노프(벨라루스, 1999, 2001, 2009)가 있다. 아울러 지금까지 월드컵에서 2회 연속 우승에 성공한 경우는 마린, 왕하오에 이어 이번 대회 판젠동의 2연패까지 세 번 뿐이다.
 

▲ 올 시즌 부침을 겪었던 판젠동이 완벽한 ‘괴물 모드’를 회복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판젠동은 올해 상반기 요코하마 아시안컵 우승을 제외하면 국제대회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었다. 하지만 지난 10월 독일오픈을 석권하면서 다시 ‘괴물 모드’로 돌아왔다. 독일오픈에 이어 올 시즌 마지막 월드투어인 오스트리아오픈을 연속 우승했고, 이번 월드컵까지 국제대회 3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지난달 도쿄 팀 월드컵에서 거둔 4연승을 더하면 이 기간 동안 무려 18연승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판젠동은 이제 올 시즌 마지막 대회인 정저우 그랜드파이널스에서 국제대회 4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또 하나, 판젠동의 우승은 중국의 우승을 위협하는 넌 차이니스 플레이어들을 모두 이기고 이뤄낸 성적이라는 의미도 있다. 8강전에서 독일의 티모 볼, 4강전에서 대만의 린윤주, 결승전에서 일본의 하리모토 토모카즈까지 11월 현재 ‘세계 TOP10’에 올라있는 4명의 넌 차이니스 플레이어 중 세 명을 꺾고 우승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이 불과 9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올림픽 개인단식 첫 출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우승이었다.

판젠동과 하리모토 토모카즈의 결승전은 마치 괴물 포어핸드와 괴물 백핸드의 대결을 보는 듯했다. 하리모토는 자신의 장기인 빠르고 날카로운 백핸드를 앞세워 판젠동을 압박했고, 판젠동은 하리모토의 백핸드를 버티며 포어핸드 전환 기회를 노렸다. 백핸드에서 밀리면 하리모토의 포인트로 연결됐고, 포어핸드로 연결되면 판젠동의 포인트가 됐다.
 

▲ 하리모토 토모카즈 역시 올림픽 메달후보다운 기량을 선보였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가끔씩 판젠동의 포어핸드 깊숙한 곳을 찔러오는 하리모토 토모카즈의 플레이는 판젠동의 전환을 힘들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판젠동은 게임이 거듭될수록 백핸드에서마저 조금씩 우위를 점했고 포어핸드 역시 더욱 강해졌다. 첫 게임을 역전시키며 먼저 앞서나간 쪽은 하리모토였으나 판젠동이 게임스코어 1대 2로 뒤진 상황에서 연달아 세 게임을 따내며 결국 승리했다. 판젠동의 살아난 백핸드와 압도적인 포어핸드가 빛을 발한 승부였다.

경기 직후 판젠동은 국제탁구연맹과의 인터뷰에서 “세 번째 월드컵 우승 타이틀이지만, 매번 새롭고 매번 다르다. 이번 대회는 나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증명한 시간이다. 나는 지난 몇 개월 동안 바닥 가까운 곳을 경험했다. 지금은 다가올 시간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하는 발언이었다.

이번 결승전은 판젠동과 하리모토 토모카즈의 국제무대 네 번째 대결이었는데, 승리한 판젠동이 5전 4승 1패로 우위를 지키게 됐다. 요코하마 아시안컵 4강전 4대 1(6-11, 11-6, 11-8, 11-9, 11-4) 승리를 포함, 올해만 세 번의 맞대결을 판젠동이 전부 이겼다.
 

▲ 3위에 오른 린윤주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이번 대회는 결승전 말고도 3-4위 결정전 결과도 많은 이목을 끌었다. 대만의 린윤주가 무려 마롱을 4대 3(11-4, 13-11, 8-11, 9-11, 11-8, 5-11, 11-4)로 꺾었다. 아직 20대가 되지 않은 린윤주가 첫 출전한 월드컵에서 세계 최강자를 꺾고 입상하는 기염을 토했고, 마롱은 하리모토 토모카즈와의 준결승전 패배에 이어 린윤주에게까지 패하는 부진을 보였다. 올림픽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국제무대 판도가 흥미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한편 이번 대회에 한국 선수 중에서는 대표팀 주장 이상수(삼성생명)가 홀로 출전했지만, 아쉽게 입상에는 실패했다. 이상수는 예선 B그룹 1위로 본선 16강 토너먼트 진출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본선 첫 경기에서 일본의 니와 코키에게 2대 4(6-11, 8-11, 16-14, 7-11, 11-8, 11-13)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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