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회 고진모터스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

삼성생명 남자탁구단이 최고 권위의 전국종합탁구선수권 단체전을 2연패했다. 제73회 고진모터스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 마지막 날인 9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이날 첫 경기로 치러진 단체 결승전에서 한국마사회에 풀-매치접전 끝에 3대 2 승리를 거뒀다.
 

▲ (춘천=안성호 기자) 삼성생명이 우승했다. 최종 마침표를 찍은 박강현이 환호하고 있다.

주장 이상수 외에 모두 20대 초·중반 선수들을 주력으로 전력을 꾸린 삼성생명은 최고의 전통명문이지만 노련미에서는 오히려 뒤졌다. 반면 현역 최고참 ‘불혹’의 수비수 주세혁을 중심으로 정상은, 박찬혁, 백광일 등 각 팀의 중견급 주전들을 모아 팀을 구성한 한국마사회는 올해 4월 창단한 신생팀이지만 관록과 경험 면에서 오히려 앞섰다. 직전 대회였던 11월 실업탁구리그에서도 우승은 삼성생명이 했지만 양 팀 간 맞대결에서는 한국마사회가 승리했었다.
 

▲ (춘천=안성호 기자) 삼성생명의 1단식 주자 안재현이 승리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결승전은 한국마사회와 삼성생명 두 팀 모두에게 그래서 더 의미 있는 한 판이었다. 삼성생명은 실업리그에서의 패배를 되돌리지 못 할 경우 자칫 젊은 선수들이 연패의 후유증에 오래 시달릴 수 있었다. 반면 한국마사회는 창단 첫 해를 결산하는 최고 권위의 대회에서 우승하는 역사로 확실한 존재감을 세울 의욕이 강했다.
 

▲ (춘천=안성호 기자) 한국마사회 에이스 정상은이 2단식을 잡았다.

두 팀 모두 우승 열망이 강했던 만큼 결승전은 그야말로 초접전이었다. 마지막 매치까지 이어지는 풀-매치 승부가 펼쳐졌다. 기선은 삼성생명이 먼저 잡았다. 1단식에 나온 안재현이 실업리그에서 패했던 백광일을 상대로 40분이 넘는 접전 끝에 승리하며 승기를 가져왔다. 하지만 삼성의 2단식 주자 조승민이 마사회 에이스 정상은에게 패하면서 곧바로 원점이 됐다. 조승민은 이번 대회 개인단식 결승에 진출한 삼성생명의 ‘믿을맨’이었다는 점에서 패배의 충격이 작지 않았다. 이어진 복식에서도 마사회의 기세가 강할 수 있는 이유가 됐다. 유리해보였던 조승민-안재현 조가 정상은-박찬혁 조에 패하면서 한국마사회가 역전에 성공했다.
 

▲ (춘천=안성호 기자) 3번 매치 복식도 한국마사회가 가져갔다. 정상은-박찬혁 조.

하지만 삼성생명에는 국가대표팀 주장 이상수가 있었다. 양 팀 최고참이 대결한 4단식에서 이상수가 ‘대선배’ 주세혁에게 인정을 베풀지 않았다. 이상수는 스피드를 앞세워 주세혁의 커트를 봉쇄했고, 결국 2대 2에서 승부를 마지막 주자들에게로 넘겼다. 5단식도 긴강감 속에 치러졌다. 삼성생명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국가대표 박강현, 한국마사회는 인삼공사 출신 박찬혁을 내세웠다. 두 선수 역시 실업리그에서 맞대결했었고 당시 승자는 박찬혁이었다. 객관적 평가와 상대성은 차이가 있었다.
 

▲ (춘천=안성호 기자) 삼성생명의 이상수가 고참 대결에서 주세혁을 눌렀다.

5단식은 전체 승부의 축소판이었다. 게임을 주고받는 접전이 계속됐다. 4게임까지 승부가 나지 않았다. 마지막 5게임에서 승자는 상대를 ‘7’로 묶는데 성공한 박강현이었다. 박강현이 마지막 공격을 성공시키자 벤치가 뛰어나와 선수를 들어올렸다. 최근 대회 중에서도 유독 강렬했던 우승 세리머니였다. 길었던 승부는 그만큼 간절했던 셈이다.
 

▲ (춘천=안성호 기자) 박강현의 승리 직후 뛰어나온 이상수가 후배를 번쩍 들어올렸다.

경기 직후 이철승 감독은 “권위 있는 종합대회를 2연패해서 기쁘게 생각한다. 생각보다 승부가 길어졌는데, 결국은 고비를 이겨내고 우승한 선수들에게 감독으로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1년간 많은 시합이 있지만 종합대회는 마무리로서의 의미가 크다. 그만큼 모든 팀이 열심히 하고 어느 팀도 우승을 장담할 수 없는 대회다. 선수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쳐 우승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 (춘천=안성호 기자) 우승소감을 전하는 이철승 감독. 이번 대회 우수지도상도 수상했다.

이로써 삼성생명은 작년 대회에 이어 종합선수권대회를 연속 석권하면서 전통강호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직전 실업리그 2연패에 이어 연속으로 의미 있는 성적을 이끌어냈다. 그 이전 기념비적인 100회 체전 금메달도 삼성생명이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실업리그에서 유일하게 패배를 안겼던 한국마사회를 결승전에서 꺾으면서 실속도 챙겼다. 젊은 선수들이 확실한 자리를 잡은 삼성생명이 향후 써나갈 기록들도 더 많은 기대를 모으게 됐다. 다음은 남자단체 결승전 경기결과.

▶ 남자단체 결승전
삼성생명 3대 2 한국마사회
안재현 3(11-6, 7-11, 11-5, 21-19)1 백광일
조승민 0(7-11, 9-11, 8-11)3 정상은
조승민-안재현 1(5-11, 7-11, 11-9, 3-11)3 정상은 박찬혁
이상수 3(11-5, 12-10, 11-6)0 주세혁
박강현 3(10-12, 11-9, 11-6, 9-11, 11-7)2 박찬혁
 

▲ (춘천=안성호 기자) 남자단체전을 2연패한 삼성생명.
▲ (춘천=안성호 기자) 준우승한 한국마사회도 선전했다. 창단 첫 해 강렬한 존재감을 세웠다.
▲ (춘천=안성호 기자) 2연패를 자축하는 삼성생명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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