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 단복식 맹활약 ‘막내온탑!’

한국 여자탁구 대표팀이 포르투갈 곤도마르에서 치러진 도쿄올림픽 세계예선에서 극적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2스테이지 패자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3대 1로 꺾었다.
 

▲ 한국탁구 여자대표팀이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27일 새벽(한국시간) 치러진 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은 신유빈(청명중), 최효주(삼성생명), 이은혜(대한항공)가 각자의 몫을 충실히 해내며 쾌승을 거뒀다. 승부처였던 첫 매치 복식에서 신유빈-최효주 조는 첫 게임을 내주고 불안한 출발을 했으나 곧 전열을 가다듬고 세 게임을 내리 따내 승리를 가져왔다. 2번 단식에 출전한 이은혜는 두 번의 듀스 접전을 모두 이겨내며 귀중한 승점을 챙겼다.

도쿄행을 확정하는 길이 쉽지는 않았다. 믿었던 3단식 주자 최효주가 패하면서 불안함을 드리웠다. 최효주는 중국 출신 귀화에이스 간의 대결에서 상대 유안지아난의 노련한 플레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0대 3 완패를 당했다. 한국의 2대 1 불안한 리드에서 승부는 4단식으로 넘어갔다.
 

▲ 1번 복식이 결국 승부처가 됐다. 신유빈-최효주 조가 고비를 넘어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승리의 순간. 사진 국제탁구연맹.

한국에는 신유빈이 있었다. 신유빈은 전광석화같은 백푸시로 상대 코스를 갈랐고, 강력한 포어드라이브로 상대 코트를 꿰뚫었다. 긴장이 덜했다면 더 점수 차를 벌릴 수도 있었을 시합이었다. 신유빈의 여리고 날선 파이팅이 포인트마다 함께 했다. 11-9, 11-9, 그리고 11-7! 3게임의 마지막 순간 상대 미고트 마리의 드라이브가 엔드를 벗어나자 신유빈은 두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뛰어나온 선배들이 신유빈을 얼싸안는 순간 터져 나온 기쁨의 눈물이 16세 어린 선수가 감당하기 힘들었을 부담감이 경기 내내 함께 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야말로 ‘막내온탑’이었다. 한국 여자탁구의 가장 어려운 순간을 가장 어린 국가대표가 이겨냈다. 포르투갈 곤도마르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세계예선전은 향후 오랫동안 한국탁구를 대표할 신유빈의 존재감이 확실히 각인된 무대로 기억될 것이다. 신유빈의 승리와 함께 한국 여자탁구대표팀의 도쿄올림픽 출전이 확정됐다.
 

▲ 신유빈이 단복식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올림픽에서 보자! 사진 국제탁구연맹.

우여곡절 끝에 따낸 티켓이다. 한국 대표팀은 조금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이번 예선전에 출전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 사이의 갈등과 잡음 끝에 사령탑은 떠나고 주전들은 탈락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최효주, 이시온(이상 삼성생명), 이은혜(대한항공), 서효원(한국마사회), 신유빈(청명중)이 추교성 감독과 함께 새 대표팀을 구성했지만, 부족한 준비 시간 등으로 전력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따른 것이 사실이었다. 실제로도 1스테이지 16강전에서 북한에 패하면서 우려가 현실이 되는 위기로까지 내몰렸다.

하지만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대표팀은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똘똘 뭉쳐 남은 경기들을 헤쳐나갔다. 한 경기만 져도 탈락하는 2스테이지의 살얼음판 승부에서 전승을 거뒀다. 유럽형 수비로 무장한 우크라이나, 파워를 앞세운 스페인, 그리고 최종전 프랑스까지 까다로운 유럽의 복병들을 차례차례 물리치고 끝내 ‘단 하나의 기회’를 살려냈다.
 

▲ 위기 속에서 더욱 끈끈한 팀워크를 다진 여자대표팀이다.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올림픽 출전권 외에 망외의 소득도 적지 않은 예선이었다. 추교성 감독과 함께 선수들은 어려움이 커질수록 끈끈한 팀워크를 쌓아나갔다. 2스테이지로 밀리면서 오히려 한팀으로서의 부족한 경험들을 채워나갈 수 있는 전화위복의 기회도 얻었다. 16살 막내 신유빈의 폭풍성장과 대표 경험이 많지 않았던 이은혜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도 수확이었다. 자신의 입장만 주장하고 요구하지 않는 ‘원팀’의 위력을 새로운 멤버들로 구성된 대표팀이 증명해낸 셈이다.
 

▲ 승리를 확정한 신유빈을 언니들이 뛰어나가 환영하고 있다. 그야말로 ‘막내온탑!’ 사진 국제탁구연맹.

사상 처음으로 우리 안방에서 열리는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보다 의욕적으로 준비할 수 있게 된 것도 소중한 성과라면 성과다. 실낱같았던 희망을 살려내면서 대표팀은 올림픽 전초전 성격을 띠게 될 부산 세계선수권대회를 맥빠진 상태로 치를 뻔했던 위기에서도 벗어났다. 어려운 고비를 넘긴 대표팀은 돌아오는 대로 세계선수권대회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세계선수권대회까지는 2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

대한민국 3대 1 프랑스
신유빈-최효주 3(8-11, 11-5, 11-6, 11-9)1 LOEUILLETTE Stephanie-YUAN Jia Nan^
이은혜 3(13-11, 4-11, 12-10, 11-4)1 MIGOT Marie
최효주 0(11-13, 8-11, 5-11)3 YUAN Jia Nan^
신유빈 3(11-9, 11-9, 11-7)0 MIGOT Mar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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