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되는 회의, 뾰족한 해법 난항

하나은행 2020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제대로 치러질 수 있을까?

대회 조직위원회(공동위원장 오거돈 부산광역시장,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가 22일 오전 조 추첨식을 취소한 뒤 긴급회의를 열고 계속해서 대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부산광역시와 국제탁구연맹의 주요 임원들이 조직위원들과 함께 배석한 가운데 대회 강행과 연기, 또는 취소를 놓고 치열하게 의견을 모으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산적한 문제들로 인해 좀처럼 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19가 전국적인 확산 추세에 있는 만큼 무리하게 강행하기보다 사태가 진정될 때를 기다려 대회를 열자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지만, 아직 아무것도 확정되지 못했다.
 

▲ (부산=안성호 기자) 조직위원회가 회의를 거듭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대회 연기를 하더라도 그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들부터 당장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우선은 세계선수권대회를 치를 수 있는 경기장 확보가 시급하다. 남녀 각 72개국 선수들이 참가하는 세계선수권대회는 연습장 포함 최소 60대 전후의 탁구대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부산 사직체육관이나 강서체육관 등 기존 실내체육관에서는 불가능하다. 부산시가 국제컨벤션센터인 벡스코에 특설경기장을 세우고 경기를 치르려 하는 이유다. 하지만 벡스코는 이미 4월 이후 1년 내내 예약이 가득 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산시가 유치한 세계대회를 부산이 아닌 다른 곳에서 치를 수도 없다.

금전적으로도 큰 손실이 따른다. 당장 지난해부터 운영해오고 있는 조직위원회에 들어간 비용만도 대부분 그대로 막대한 손실이 된다. 수많은 기치물들도 모두 3월 말 개최에 맞춰 제작됐다. 연기에 따라 늘어나는 기간만큼의 악재가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만약에라도 대회를 취소하면 국제탁구연맹에 지불해야 하는 위약금도 적지 않다. 조직위원회가 최근까지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았던 것도 실은 그런 이유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 많은 기대를 모아왔던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기로에 서있다. 대회 엠블럼.

그렇다고 코로나 19가 갈수록 퍼지는 위험 속에서 무조건 대회를 밀어붙일 수도 없다. 예정대로 개최하더라도 다수의 국가가 불참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관중 동원도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 불 보듯 뻔해졌다. 위험한 시기에 무리하게 대회를 열었다가는 부정적인 여론에 부딪칠 수 있다. 철저한 방역을 전제로 하지만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짐작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무관중 경기를 치르자는 건의도 나왔으나, 그 또한 간단한 일이 아니다. 배보다 배꼽이 클 수 있다. 무관중 경기를 넘어 무선수 경기를 치르겠다는 것이냐는 자조 섞인 회의론까지 들린다.

말 그대로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사상 최초 한국 개최로 각별한 기대를 모아왔던 하나은행 2020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안개 국면이다. 현재의 답답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 과연 제대로 치러낼 수 있을까? '코로나 19'라는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악재를 만난 위기 속에서 탁구인들의 단합과 협조가 더욱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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