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달리며 지루함 견디는 선수들 “코로나19야 물러가라!”

코로나19로 인해 온 사회가 멈췄다. 탁구계 역시 올해 상반기에 계획했던 모든 대회가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개학이 미뤄진 학생 선수들도 물론이지만, 대회에 출전해서 성적을 내는 것이 기본적으로 주어져 있는 ‘업무’인 실업선수들의 경우도 말 그대로 ‘개점휴업’ 상태다.
 

▲ (안양=안성호 기자) 안양중앙공원에 모인 미래에셋대우탁구단 선수들. 마스크 착용은 기본.

탁구가 직장이고 직업인 실업선수들은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탁구는 훈련을 통해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대표적인 종목이다. 시합이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지리한 기다림 속에서도 선수들은 각 팀의 전용체육관으로 ‘출근’해 스윙만은 멈추지 않고 있다고 한다.
 

▲ (안양=안성호 기자) 체육관이 아닌 야외에서 몸을 푸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경우가 있다. 미래에셋대우 탁구단은 전용체육관 대신 별도의 계약을 통해 안양 호계체육관을 훈련장으로 사용해왔는데, 최근 체육관이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호계체육관이 일반 동호인들도 영역을 나눠 함께 사용하는 공공시설이기 때문이다. 탁구뿐만 아니라 배드민턴, 볼링장 등도 갖춰져 있어서 일반 회원들이 많이 드나들던 체육관이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발맞춰 문을 닫고 있는 것이다.
 

▲ (안양=안성호 기자) 공원을 달리며 지루함을 털어내고 있는 미래에셋대우 탁구단 선수들.

전용훈련장을 잃어버린 미래에셋대우의 선수들이 택한 방법은? 바로 공원 달리기다! 숙소 인근인 안양중앙공원을 찾아 공원 일대를 달리며 몸을 푸는 것으로 답답한 마음을 달래고 있는 것. 물론 코로나 예방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은 기본. 선수들은 전원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동한 뒤 달리고, 또 달리고 다시 마스크를 쓴다. 훈련 아닌 훈련을 마친 뒤에는 숙소로 돌아가 외출을 삼간 채 선수 각자의 방법으로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 (안양=안성호 기자) 에이스도 예외 없어! 달리기 양이 결정되는 순간. 장우진 선수와 오상은 코치가 가위바위보를 하고 있다.

오상은 미래에셋대우 남자팀 코치는 “체육관이 문을 닫은 지 벌써 두 달 가까이 되어간다. 시합도 열리지 않고, 운동도 제대로 할 수 없어 선수들 입장에서는 지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면서도 “그래도 지금은 현 시점을 무사히 지나가는 게 중요하다. 다른 이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선수들도 본인의 건강을 확실히 챙겨야 한다. 할 수 있는 게 이것뿐이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 (안양=안성호 기자) 밝은 기운을 잃지 않고 있는 선수들이다.

실제로 공원에서 만난 선수들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오상은 코치와 가위바위보! 선수가 이기면 네 바퀴, 지면 여섯 바퀴! 순간순간 희비가 엇갈리며 폭소도 터진다.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신종 바이러스가 만들어낸 전혀 상상하지 않았던 풍경 속에서도 선수들은 밝은 기운을 잃지 않은 채 시간을 견디고 있는 중이다. 이 같은 건강함이라면 코로나19는 곧 물러갈 것이다. 그러기를 바란다고 선수들은 손을 모아 ‘파이팅’을 외쳤다.
 

▲ (안양=안성호 기자) 코로나19 물러가라! 선수들이 힘을 모아 파이팅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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