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탁구협회, 리그 구성, 승강방식 변경 공지

첫 출발, 모두에게 출전 기회 부여하기로

대한탁구협회(회장 유승민)가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와 함께 올해부터 도입하기로 한 생활체육 탁구 디비전리그가 동호인들의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디비전리그는 각 팀들이 리그 운영 결과에 따라 상하위 리그를 오르내리는 승강제 형식의 시스템이다. 동호인들은 대회가 어떤 방식으로 시작되고 진행될지에 관해 촉각을 곤두세우며 새로운 리그 참여를 준비 중이다. 본지는 대한탁구협회 제공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호에 관련내용을 전한 바 있다.

그런데 지난 호(5월호 22쪽~25쪽)에 게재한 <승강제(디비전)리그 도입하는 탁구, 어떤 방식으로 경기하나>에서 변화된 세부 규정이 있다. 대한탁구협회가 지난달 말 디비전리그 사업 로드맵을 변경, 발표한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애초 전국 부수 기준 6부만을 한정해 시작하려 했던 출범 첫 해 리그방식이 동호인들 전체가 제한 없이 참가할 수 있는 형태로 수정됐다는 것이다. 대한탁구협회는 대한체육회와 함께 수시로 디비전리그 방식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제한적인 형태보다는 모두가 함께 출발할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는 것이 협회의 전언이다.

협회가 변경하여 발표한 방식에 따르면, 시행 첫 해인 올해는 부수 구분 없이 전국의 모든 동호인들이 팀을 꾸려 리그에 참여할 수 있다. 각 동호인들이 5인 이하 한 팀을 구성해 3단식 단체전으로 열릴 군소단위 지역별 시·군·구리그(T4)에 출전할 수 있는데, 팀을 구성할 때 기존의 선수별 부수는 고려할 필요가 없다. 즉 모두에게 열려있는 백지 상태에서 함께 출발하여 새롭게 쌓아가는 시스템 안에서 실력 서열을 정리하겠다는 것이다(운영계획도 참고).
 

▲ 탁구 디비전리그 운영 계획도.

올해 T4리그, 내년 T3리그, 후년 T2리그 순차적 출범

로드맵을 따라 자세히 살펴보면 첫 해에는 ‘T4리그’라고 명명된 시·군·구리그가 열린다. 협회는 첫 해 전국에서 약 3,820팀 19,100명 정도의 선수들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각 지역별로 선착순 접수한 남녀 각 10팀이 각각의 경기장에서 경기를 벌이도록 할 예정이다. 부수와 관계없이 구성된 팀들은 경기력에 따라 순위가 갈릴 것이며, 리그 최종 전적 상위 20%가 내년 출범할 T3리그(시·도리그)로 진출한다. T4리그에 남는 80%는 내년에도 같은 방식으로 경기를 벌이고, 상위 20%는 T3리그에서 새로운 경쟁을 하는 것이다. 협회는 T3리그의 구성을 764팀 3,820명으로 제시하고 있다.

내년 이후는 약간 복잡해진다. 우선은 T4리그 상위 20%가 T3리그로 올라가고, T3리그 하위 20%는 다시 T4리그로 내려온다. 그리고 T3리그 상위 20%는 후년 출범하는 T2리그(전국리그)로 올라간다. 비로소 승격과 강등이 시작된다. 협회가 계획한 T2리그의 구성은 약 154팀 770명이다. T2, T3, T4리그가 병행되는 후년이면 기존의 생활탁구 체계를 대체할 수 있는 일단의 골격이 완성되는 셈이다.

그리고 마지막 꼭짓점으로 T1리그가 있는데, 이는 현재의 전문 엘리트 선수그룹이다. T2리그 상위 20%에 드는 팀들은 T1리그로 승격해서 전문체육과 생활체육 통합리그를 벌이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협회 계획대로라면 결국 2023년부터 T1리그부터 T4리그가 모두 시행되는데, 이 시점에야 비로소 전문선수와 생활탁구 동호인의 단절된 구분을 탈피하려는 디비전리그 궁극의 목표가 그 성패를 평가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가장 실력이 처지는 팀(선수)들의 T4리그부터 최강자들이 뛰는 T1리그까지 모든 리그의 경기가 전국 곳곳에서 진행되고, 매년 각 리그 성적에 따라 승격과 강등이 이뤄지는 시스템이 최종 목표다(사업 로드맵 참고).
 

▲ 탁구 디비전리그 사업 로드맵.

쉽지 않은 출범 준비, 늦어도 7월 초에는

6부만으로 한정해 경기하는 형태로 발표됐던 처음의 경기방식은 애초부터 보완점이 많이 지적됐었다. 우선은 탁구인들이 모두 함께 출발하는 상황이 되지 못했고, 기존 부수체계에서 탈피하겠다는 목적에도 불구하고 기존 부수를 기준으로 리그를 구성하는 ‘아이러니’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의 부수체계를 배제한 상황에서 팀을 꾸리는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비로소 디비전리그는 말 그대로 ‘새 출발’을 논할 수 있게 됐다. 5인 1팀 3단식 단체전 등 그밖의 경기방식은 지난달 발표한 내용에서 달라지지 않았다.

다시 발표된 팀 구성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는 소리가 물론 없지는 않다. 무엇보다도 강자들, 소위 말하는 ‘전국1부’끼리 팀을 구성하면 결과가 뻔하지 않느냐는 볼멘소리도 있다. 하지만 강한 팀은 상위리그로 올라가게 돼있고, 각각의 리그에서는 결국 비슷한 수준의 팀들이 대결하게 될 것이다. 거기서 잘하면 올라가고, 못하면 내려가기도 한다. 도입 후 3년은 그와 같은 질서를 만들어 가는데 필요한 과정이 되는 셈이다.

또한 디비전리그 외에도 그동안 열려온 수많은 대회들의 병행에 따른 문제를 우려하는 소리도 있다. 동시에 출전하는 경우라면 기존의 부수체계와 새로운 경쟁방식이 혼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는 시스템의 성격이 다른 만큼 협회의 현명한 선택과 집중이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불가피한 과도기를 최소한의 혼란으로 넘길 수 있다면 디비전리그는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대한탁구협회는 빠르면 6월 말, 늦어도 7월 초에는 T4리그의 출범을 목표로 사전 정지작업이 한창이다. 여전히 대한체육회와 주기적인 논의를 이어가는 한편, 전국의 경기장을 선정하기 위한 인적 구성을 진행 중이다. 지방 각 지부 총괄과 지역별 담당, 리그별 담당 등등 필요한 인원을 배치하는 작업만도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지금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 관련 사항만 해도 챙겨야 할 것이 많다. 정해천 사무처장은 “각 지부와 지역 담당자들을 우선 선정해서 7월 초에 사업설명회를 열 것이다. 일단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경기장 선정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면서 “시간이 없다고 적당히 진행할 수는 없지 않나. 처음이니만큼 제대로 출범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월간탁구 6월호(부분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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