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탁구연맹 ‘RESTART’ 2020 ITTF 남자탁구 월드컵

한국남자탁구 에이스 장우진(미래에셋대우, 세계18위)이 중국 웨이하이시에서 치러지고 있는 2020 ITTF 남자탁구월드컵 4강에 진출했다. 14일 밤 8강전에서 한국 대표팀 선배 정영식(국군체육부대, 세계14위)과 벌인 양보 없는 대결을 4대 2(15-13, 11-9, 2-11, 11-6, 7-11, 11-6) 승리로 마무리했다.
 

▲ 장우진이 2020 남자탁구 월드컵 4강에 진출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전날 그룹 예선을 통과해 동반으로 본선에 올랐던 두 선수는 토너먼트에서도 나란히 선전했다. 16강 첫 경기에서 난적을 물리치고 8강에 함께 진출했다. 정영식은 브라질 에이스 칼데라노 휴고(세계6위)를 4대 2(11-8, 14-16, 11-9, 10-12, 11-2, 11-7)로 이겼다. 4게임까지 2대 2 팽팽한 균형을 이뤘지만, 5게임과 6게임은 완벽한 정영식의 페이스였다. 장우진은 일본의 니와 코키(세계13위)에게 4대 3(11-13, 11-4, 12-14, 8-11, 11-9, 11-7, 12-10)으로 이겼다. 1대 3까지 뒤지던 경기를 마지막 게임 듀스까지 끌고 가는 대접전 끝에 극적 승리를 거뒀다.

그런데 나란히 8강에 오른 정영식과 장우진은 ‘맞대결’이라는 얄궂은 대진을 받아들었다. 한국탁구 입장에서는 4강 확보의 낭보였지만, 선후배 간의 만남은 일면 아쉬움을 남겼다. 현재 군인 신분인 정영식의 입대 전 소속팀은 장우진의 현 소속팀 미래에셋대우, 대표팀에서도 오래 호흡을 맞춰온 둘은 월드컵 4강이라는 중요한 성적을 걸고 양보 없는 일전을 벌였다.
 

▲ 정영식도 선전했다. 세 번째 출전한 월드컵에서 8강을 기록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그리고 승자는 후배 장우진이었다. 첫 게임 팽팽한 듀스접전을 이기면서 승기를 잡은 장우진은 3게임과 5게임을 내주면서 잠시 흔들렸으나,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여섯 번째 게임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장우진은 이번 대회가 생애 처음으로 나선 월드컵이다. 처음 출전한 월드컵에서 4강이라는 뜻깊은 성적을 달성했다. 장우진은 코로나19 이전이던 작년 12월 종합선수권대회에서 개인단식을 2연패한 한국 챔피언이다. 챔피언다운 경기력으로 역사를 만들었다. 한국남자탁구가 월드컵 4강에 오른 것은 주세혁(한국마사회)이 3위에 올랐던 2011년 파리 월드컵 이후 9년 만의 일이다.
 

▲ 장우진의 월드컵 4강은 9년 만의 쾌거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지금까지 한국남자탁구가 월드컵 3위 안에 든 것은 모두 8회뿐이다. 김완(현 부천시청 감독)이 전성기 시절 1984년 준우승, 1986년 3위에 오르며 처음 입상했고, 김택수(미래에셋대우 총감독)가 1992년, 1998년, 2000년 세 번이나 준우승했다. 유남규(삼성생명 여자팀 감독)는 1992년 대회 3위였다. 그리고 2007년 대회 유승민(IOC위원)의 준우승과 2011년 대회 주세혁의 3위가 계보를 이었다. 이후 2010년대에는 더 이상의 입상도 4강 진출도 나오지 않았다. 장우진이 달성한 4강의 무게감이 어느 정도인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 장우진의 4강 상대는 세계 최강 판젠동이다. 선전을 기대한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장우진의 4강 상대는 중국의 최강자 판젠동, 8강전에서 대만의 라이징스타 린윤주를 4대 2(12-10, 9-11, 11-2, 11-5, 7-11, 11-5)로 꺾고 4강에 올라왔다. 현역 세계랭킹 1위라는 위치가 말해주듯 판젠동은 이기기 쉽지 않은 적수다. 지금까지 장우진도 국제무대에서 3전 전패를 당하고 있다. 하지만 판젠동이라고 완벽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장우진의 8강 상대였던 선배 정영식의 경우도 작년 코리아오픈에서 판젠동을 꺾은 적이 있다. 승부는 해봐야 안다. 남자탁구에 오랜만에 희소식을 전해준 장우진이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아본다. 장우진과 판젠동의 2020 ITTF 남자탁구 월드컵 4강전은 대회 마지막 날인 15일 오후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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