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한 뒤에는 ‘변화가 있었다’는 말을 듣고 싶다”

‘유승민 2기’ 집행부에서 중책을 맡게 된 김택수 대한탁구협회 신임 전무(미래에셋대우 총감독)를 만났다. 숙원이던 부산세계탁구선수권까지 취소됐고, 협회는 현재 안팎으로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다. 가장 어려운 때 가장 무거운 책임을 맡게 된 김 전무는 “안정된 시기였다면 도전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 김택수 대한탁구협회 신임 전무. 월간탁구DB.

김 전무는 무엇보다 “원칙을 지키는 투명하고 공정한 탁구문화”를 만들어갈 뜻을 분명히 했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 세계선수권 때마다 바뀌는 선발규정을 명확하게 정립할 뜻을 밝혔다. “앞으로는 올림픽 예선전에 나가기 전에 대표 선발이 끝나야 하고, 선발 규정도 그때그때 바뀌면 안 된다. 자기 팀 선수를 뽑으려는 팀 이기주의도 사라져야 한다”며 할 말을 했다. “‘우리 팀 선수’가 아니라 가장 정확하고 가장 공정한 방식으로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를 뽑는 원칙을 정할 것이다. 앞으로는 선수선발 문제로 각 팀 지도자들끼리 싸우는 일, 선수들이 눈물 흘리는 일이 없도록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유승민 회장이 회장으로, 내가 전무로 있는 동안 대한탁구협회에 불공정은 있을 수 없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대표팀 지도자도 우리 선수들도 최대한 존중할 것이다. 중고연맹, 대학연맹, 실업연맹과도 소통하고 화합할 것이다. 이 협회는 탁구인들의 것이다. 유승민의 협회도, 김택수의 협회도 아니다. 우리 탁구인들이 잘 되게, 어려움을 해결해주고, 봉사하기 위해 왔다. 심부름꾼으로서 발로 뛰겠다”고 다짐했다.
 

▲ 김 전무는 최선을 다해 소신껏 일한 후 탁구인들의 준엄한 ‘중간평가’도 받겠다고 자청했다. 월간탁구DB.

김 전무는 최선을 다해 소신껏 일한 후 탁구인들의 준엄한 ‘중간평가’도 받겠다고 자청했다. “지도자도 결과로 평가받는다. 성과를 못 냈을 때는 책임을 져야 한다. 더군다나 대한탁구협회 행정을 책임지는 자리, 탁구계와 탁구인들의 삶을 바꾸는 자리다. 리더들이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절대 그 부분을 쉽게 해서는 안 된다”며 스스로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다.

대한탁구협회 전무로서 어떤 평가를 받고 싶냐는 말에 김 전무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변화가 있었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답했다. “새로운 것을 시도했고, 마무리까진 짓지 못했다 하더라도 좋은 변화가 있었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
 

▲ 이들이 다시 의기투합했다. 문득 떠오른 2004년 아테네에서의 ‘그 날’. 월간탁구DB.

변화를 준비하는 태도는 ‘일생일대’ 올림픽을 준비하는 자세와도 같았다. “변화의 시기는 어렵고, 알 수 없는 미래는 두렵다. 마치 유 회장과 함께 올림픽에 나가는 기분”이라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문득 2004년 아테네에서 만리장성을 뛰어넘던 그 날, 벤치에서 펜스를 훌쩍 뛰어넘어 달려온 김택수 코치를 스물두 살 청년 유승민이 번쩍 들어 올리던 장면이 떠올랐다.

김택수 대한탁구협회 신임전무의 취임 인터뷰는 탁구전문지 월간 탁구 2021년 2월호 표지이야기로 구성됐다. 2000년대 이후 유일한 ‘비중국인’ 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유승민과 그의 열정 코치 김택수, 17년 만에 다시 대한탁구협회 회장과 전무로 의기투합한, 그날의 비범한 금메달 듀오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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