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탁구 지형도 바꾼 신흥명문, 끝나지 않는 ‘전성기’

대전동산중·고등학교 탁구부가 창단 20주년을 맞았다. 공식 창단년도는 중학교가 2000년, 고등학교가 2001년이지만 동산의 탁구를 중·고등학교로 구분하는 것은 의미 없다. 1999년 당시 천안에서 뛰던 중학교 2학년 선수들이 팀을 옮겨 시작을 준비한 뒤 이듬해 중등부 팀을 창단했고, 다시 다음해 같은 선수들이 졸업과 동시에 고등부 팀 창단 멤버가 됐다. 서영균, 이순우, 김현종, 최윤호, 성충현. 대전동산 탁구1기들의 이름이다.
 

▲ 창단 20주년을 맞이한 대전동산중·고등학교 탁구부. 월간탁구DB.

20년이 지나는 동안 동산은 한국남자탁구의 지형도를 바꿔놓았다. 창단 직후부터 기존 강호들을 위협하며 다크호스로 자리 잡았고, 2005년 문화관광부장관기 학생종별대회 고등부 단체전에서 첫 우승을 달성했다. 그리고 동산은 이 우승을 신호탄으로 각종 학생대회에서 거의 매번 마지막까지 남아 승부를 펼쳤다. 중·고등부를 합치면 20년간 달성한 우승이 단체전만 거의 40회에 육박한다. 단순 수치로 계산하면 매년 두 번씩은 꼬박 정상에 올랐다는 얘기가 된다. 그중에는 학교스포츠팀으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전국체전 5연패(2014~2018) 대기록도 있다. 개인전 입상은 그 숫자를 헤아리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다.
 

▲ 코로나 시국에도 차분히 훈련을 이어가고 있는 선수들이다. 월간탁구DB.

게다가 동산의 영향력은 이제 중·고등학교 무대에서 그치지 않는다. 2019-20 국가대표상비군 16명 중에는 임종훈(KGC인삼공사), 조승민, 안재현(이상 삼성생명), 김대우(보람할렐루야), 장성일(미래에셋대우, 당시 동산중) 등 5명이 동산 출신이다. 현재 실업 각 기업팀만 보더라도 많게는 3명에서 적게는 1명까지 동산 출신들이 없는 팀이 없다. 40% 가까운 동산 출신 선수들이 실업탁구를 끌고 가는 셈이다. 그러니 청소년탁구를 넘어서 현재 한국남자탁구는 ‘대전동산’을 빼고 말할 수 없다. 이 팀의 ‘창단 20주년’을 한 학교의 경사를 넘어 함께 주목하는 이유다.
 

▲ 팀의 수장 손영화 이사장은 가장 든든한 후원자이기도 하다. 20주년의 소회를 따로 들어본다. 월간탁구DB.

동산이 그렇게 길다고만은 할 수 없는 20년 동안 확고한 위상을 다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탁구전문지 월간탁구가 국내 최강 명문으로 자리 잡은 대전동산중·고등학교 탁구부의 ‘20년’을 클로즈업했다. 새 학기 입학생을 포함 중학교 10명, 고등학교 9명으로 구성돼 있는 선수들, 권오신 감독과 4인의 코칭스태프를 만나본다. 또한 팀의 수장이자 가장 든든한 후원자인 손영화 학교법인 행촌학원 이사장으로부터는 창단 20주년을 맞은 소회를 따로 들었다.
 

▲ 권오신 감독도 동산의 탁구 역사에서 핵심을 이루는 인물이다. 월간탁구DB.

졸업과 입학으로 순환되는 것이 기본인 학교스포츠팀은 목표도 함께 순환되는 특성이 있다. 이미 우승했던 대회도 매년 새로운 목표가 될 수밖에 없다. 다만 잦은 우승을 경험한 코칭스태프와 선배들로부터 전해오는 노하우는 선수들의 기량에 힘을 더할 수 있다. 전통의 힘은 그래서 무섭고, 20주년을 맞아 확실한 기반을 쌓아올린 동산의 위력도 갈수록 무서워질 것이 분명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시합이 거의 열리지 못했으나 안전이 보장된 환경에서 꾸준한 훈련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동산다운’ 강점이다. 20주년의 분기점에서 다시 새 출발을 위해 뛰기 시작한 대전동산중·고등학교 탁구부의 모습은 월간탁구 2021년 2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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