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회 픽셀스코프 전국남녀종별탁구선수권대회

윤효빈(미래에셋증권)이 종별탁구선수권자가 됐다. 2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계속된 제67회 픽셀스코프 전국남녀종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일반부 개인단식 결승전에서 강호 양하은(포스코에너지)을 꺾었다.
 

▲ (김천=안성호 기자) 윤효빈이 양하은을 꺾고 종별탁구선수권자가 됐다.

극적인 승리였다. 첫 게임을 먼저 내주고 2게임을 잡아 균형을 이뤘다. 3게임에서는 게임포인트를 먼저 내줬으나 추격해 역전승했다. 4게임도 듀스 승부였다. 어게인 끝에 게임을 내주고 마지막 승부에 들어갔다. 8-8, 9-9, 양보 없는 시소게임이 이어졌다. 경기 내내 테이블 가까이에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친 윤효빈의 뚝심이 마지막 순간 빛을 발했다. 결국 두 포인트를 연속으로 가져오면서 최종 승자가 됐다. 3대 2(8-11, 11-6, 12-10, 11-13, 9-11)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윤효빈은 두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 (김천=안성호 기자) 양하은이 노련미를 앞세워 마지막 게임까지 끌고 갔으나 결국 패했다.

윤효빈은 이번 대회에서 그야말로 돌풍의 주인공이었다. 누구 하나 쉬운 상대가 없었다. 16강전 지은채(대한항공), 8강전 서효원(한국마사회), 4강전 문현정(수원시청), 결승전 양하은까지 숱한 우승 후보들을 돌려 세웠다. 4강 상대였던 문현정은 2019년 제100회 전국체전 일반부 개인단식 금메달리스트다. 올림픽팀 P카드 이시온(삼성생명)이 이번 대회 32강전에서 바로 문현정에게 패했다. 서효원과 양하은은 직전 리우올림픽 대표선수들이었다. 이번 대회에 2020 도쿄올림픽 대표선수들이 불참했지만 윤효빈이 이뤄낸 우승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빠르면서도 묵직한 윤효빈의 양 핸드 드라이브가 유달리 빛났다.
 

▲ (김천=안성호 기자) 돌풍의 주인공이었다. 윤효빈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 후보들을 연파했다.

윤효빈은 경기 직후 “작년에는 코로나로 시합을 못 해 답답했다. 빨리 시합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연습을 계속했다. 오랜만의 시합이라 긴장이 많이 됐는데 실전에서 연습한 만큼 결과가 나와서 좋았다”고 말했다. “그동안에는 뒷심이 부족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실제로 언니들 노련미에 잘 넘어갔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그게 통했다”고 우승 비결을 밝혔다.
 

▲ (김천=안성호 기자)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다. 목표를 향해 정진하겠다는 윤효빈이다.

오른손 셰이크핸드 드라이브형인 윤효빈은 뛰어난 기량으로 해당 연령대를 평정하며 일찍부터 한국탁구 미래의 주역으로 꼽히던 유망주다. 2014년 안양여중을 졸업하고 고등학교 입학 대신 실업 입단을 선택해 화제를 모았던 주인공이기도 하다. 지금은 문제 되지 않지만, 당시만 해도 실업 조기 입단은 파격적인 사건이었고, 윤효빈은 1년간 출전 정지 징계를 받기까지 했다. 우여곡절 속에 벌써 실업 8년차에 이르렀다. 실업 첫 우승의 감격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일찍 실업에 입단한 윤효빈의 나이는 그리고, 아직 24세에 불과하다. 갈 길이 많이 남아있다. 종별선수권대회에서 이뤄낸 실업 첫 우승이 각별한 이정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윤효빈은 “그동안에는 하다가 마음대로 안 되면 멘탈이 흔들려서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오로지 목표 하나만을 정해두고 꾸준히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어렵겠지만 국가대표를 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올림픽 대표 선수들이 다 나왔을 때도 결승에 오르고 싶다.” 앞으로의 목표도 또렷이 밝혔다.
 

▲ (김천=안성호 기자) 남자일반부는 김민혁이 우승했다. 4년 만의 정상탈환이자 세 번째 단식 우승.

한편 여자일반부 결승전 전후로 열린 여대부, 남자일반부 개인단식 결승전에서는 노푸름(창원대)과 김민혁(한국수자원공사)이 승리하고 우승했다. 노푸름은 팀동료 강은지와 풀-게임접전을 벌여 3대 2(9-11, 11-5, 12-10, 9-11, 11-9)로 승리했다. 노푸름은 오후에 예정된 단체전도 결승에 올라 2관왕을 노리고 있다. 김민혁은 박정우(국군체육부대)를 3대 1(7-11, 12-10, 11-9, 11-7)로 꺾었다. 김민혁은 삼성생명 소속이던 2015년, 2017년 대회 우승자다. 세 번째 단식 우승을 소속팀을 바꿔 이뤄냈다. 4강전에서는 올림픽팀 P카드 안재현(삼성생명)도 이겼다. 실전을 치르지 못했던 지난해를 포함 4년 만에 정상에 다시 섰다.

저작권자 © 더 핑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