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기적 미디어플랫폼 개발, 불확실성 시대 대회 개최 자신감 성과

 

제67회 픽셀스코프 전국남녀종별탁구선수권대회가 마지막 날인 5일 중·고등부 단체전과 단식 결승을 끝으로 모든 일정을 종료했다.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5일까지 일주일간 남녀 초·중·고·대 학생부 선수들과 일반부 실업 선수들이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참으로 오랜만에 제대로 된 실전을 벌였다. 코로나19의 기세가 여전히 등등한 가운데서도 특별한 사고 없이 무사히 마무리된 이번 대회는 선수들에게 일상을 되찾아준 소중한 무대로 기억될 듯하다.
 

▲ (김천=안성호 기자) 전국종별선수권대회가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성료했다.

종별선수권대회는 초등부부터 중·고등부, 대학부, 일반부까지 대한탁구협회에 등록된 선수라면 누구에게나 출전 기회가 열려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엘리트선수권대회다. 남녀 각부별로 단체전, 개인단식, 개인복식이 치러진다(단, 이번 대회 복식은 고등부만 치렀다). 연말 종합선수권과 함께 ‘선수권’의 타이틀을 내거는 유이한 대회로서 오랜 역사만큼이나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명예도 드높다. 작년을 건너뛰고 치러진 이번 대회에는 각부 합계 단체전 124개 팀, 단식 857명, 복식 87조(고등부 한정)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 (김천=안성호 기자) 오랜만의 실전에서 힘찬 플레이를 선보인 선수들이다. 여일반부 개인단식 우승자 윤효빈.

이번 대회는 지난해 코로나19 창궐 이후 공식 대회를 치르지 못하던 대한탁구협회가 비로소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하는 대회로도 큰 관심을 모았다. 대한탁구협회는 지난 1년 반 사이에 2020 도쿄올림픽을 대비한 국가대표선발전과 가상실전대회, 소수의 남자부 실업선수들을 대상으로 했던 링티배 올스타전 외에 이렇다 할 연례대회는 치르지 못했었다. 종별선수권대회도 종합선수권대회도 작년에는 실전 없이 회차만 더했다. 올 초 재선된 유승민 회장의 새 집행부로서도 새 출발을 위한 동력이 되어줄 수 있는 무대였던 셈이다.
 

▲ (김천=안성호 기자) 안전한 대회를 위해 많은 신경을 썼다. 경기장 소독 중!

개최지 김천시와의 인연도 특기해둘 만하다. 김천실내체육관은 지난해 유일하게 치러진 엘리트대회 제58회 회장기 중·고학생탁구대회의 개최지였다. 당시 청소년 선수들의 피로감을 덜어주면서 언택트시대 탁구대회의 전형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천은 그보다 앞서 작년 종별선수권대회도 유치했으나 코로나 확산으로 치르지 못한 바 있다. 올해 종별대회를 다시 유치했고, 지난해의 경험을 살려 결국 더 큰 규모의 전국종별선수권대회를 무사히 치러낸 것이다. 스포츠도시를 지향하는 김천시에서는 향후에도 다수의 탁구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당장 다음 달에도 한국유소년주니어탁구연맹이 주최하는 김천오픈이 예정돼 있다.
 

▲ (김천=안성호 기자) 안전한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해 플레이한 선수들이다. 남자대학부 단체전을 우승한 경기대 선수들.

탁구협회와 김천시는 코로나시국에 열린 대회를 위해 방역에 많은 신경을 썼다. 모든 참가자들에게 반드시 2회의 PCR검사를 실시하도록 하고 음성통지자에 한해 참가를 허용했다. 출입구에 열화상카메라, 체온감지기, 소독제 등 필수 설비를 구비한 것은 물론, 담당 직원들이 드나드는 모든 인원을 점검했다. 체육관 부속 배드민턴 경기장을 보조경기장으로 쓰면서 거리두기를 위한 공간을 확보했다. 테이블 배정표를 미리 고지해 동선을 단순화하려는 노력도 병행했다. 고등부 외에는 개인복식 경기를 치르지 않았으며, 고등부 복식도 3게임제로 축소해 진행했다. 김천시의 종합병원, 보건소와 긴급 방역 연락망을 가동하고, 매일 수시로 체육관 소독을 실시했다.
 

▲ (김천=안성호 기자) 선수들도 안전한 대회를 위해 협조했다. 일단은 무사히 마무리됐다.

스탠드에 한 칸씩 떨어져 앉은 선수들은 시합을 하는 동안 외에는 마스크를 쓰고 응원했다. 응원도 육성을 가급적 배제하고 박수로만 실시했다. 경기 후 악수 대신 라켓을 맞대고 인사하는 모습은 감염병 시대가 만들어낸 대표적인 탁구경기장 풍경이 됐다. 초등부 어린 선수들부터 성인선수들까지 모두 익숙하게 눈빛을 주고받았다. 매일의 일정을 마친 뒤에는 곧바로 숙소로 이동해 몸을 씻고 외출 없이 휴식을 취하는 원칙을 지켰다. 주최측과 개최지, 출전 각 팀 선수들 모두의 협력으로 ‘안전한 대회’를 치러낼 수 있었다.
 

▲ (김천=안성호 기자) 픽셀스코프의 새로운 중계방식이 큰 호응을 얻었다.

대한탁구협회는 무관중으로 치러진 이번 대회도 유튜브 채널을 통해 모든 테이블의 경기를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특히 메인테이블 경기는 협회 메인스폰서 픽셀스코프가 AI를 활용한 효율적인 방식으로 이전에 없던 콘텐츠가 가미된 경기장면을 처음 내보내면서 커다란 호응을 얻기도 했다. 픽셀스코프는 이번 대회 중계에서 드러난 시행착오를 보완하여 보다 안정적이고 보다 재미있는 탁구중계를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는 9일, 10일 국군체육부대에서 치러질 올림픽대표팀 실전대회 2차전에서 일단 좀 더 나아진 화면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다시 시작된 종별선수권대회는 이래저래 ‘새 출발’의 의미도 폭넓게 담아냈다.
 

▲ (김천=안성호 기자) 팬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플랫폼이 마련됐다. 경기를 해설 중인 박지현 해설위원과 박재범 캐스터.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은 “2주 정도는 모니터링을 해봐야 확실해지겠지만, 일단은 무사히 대회를 마쳤다는 것에 만족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고 시합에 참가해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 안전한 대회를 위해 노력해준 모든 관계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대회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유 회장은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발견도 높게 자평했다. “픽셀스코프가 처음인데도 불구하고 기대에 부응해줬다. 팬들과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플랫폼이 마련됐다는 생각에 뿌듯하다. 이를 바탕으로 좀 더 다양한 이벤트를 만들어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 (김천=안성호 기자) 유승민 회장이 김택수 전무, 조용순 경기본부장과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자신감을 바탕으로 향후의 계획도 밝혔다. “코로나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 1년 반 동안 이런 시대에 대한 학습을 해온 셈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수확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대회를 치러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이제는 지레짐작으로 두려움을 갖고 너무 위축되어서도 안 된다는 생각이다.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권역별, 혹은 카테고리별 작은 대회라도 열어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곧 올림픽이다. 올림픽을 잘 치러내면 또 나름의 수혜가 있을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갈 것이다.” 1년 반이 넘게 지나 다시 열린 종별탁구선수권대회가 대한탁구협회의 향후 행보에 의미 있는 디딤돌이 되어줄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 (김천=안성호 기자) 청소년부 선수들이 마지막 날 경기를 장식했다. 사진은 남고부 단식을 우승한 호정문(두호고)의 경기모습.

한편 마지막 날인 5일 치러진 남자초등부, 남녀중·고등부 각 종목 결승전에서는 남초등부 단식 백종윤(정산초), 단체 서울장충초, 남중부 단식 권혁(대전동산중), 단체 대전동산중, 여중부 단식 임지수(영천여중), 단체 상서중, 남고부 단식 호정문(두호고) 단체 두호고, 여고부 단식 김서윤(독산고), 단체 독산고가 각각 승리하고 우승했다(하단 관련 기사목록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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