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탁구 아직 끝나지 않은 메달 도전 정영식, 전지희 28일 8강전
국내 모든 올림픽 방송사들이 거의 동시에 시작한 두 경기를 다 외면했지만, 우리 선수들은 숨막히는 경쟁을 멈추지 않았다. 2020 도쿄올림픽 탁구 국가대표 장우진(미래에셋증권‧26, 세계12위)과 전지희(포스코에너지·29, 세계14위) 얘기다. 장우진과 전지희는 27일 저녁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치러진 남녀 개인단식 16강전에서 그야말로 최선을 다해 싸웠다.
조금 일찍 경기를 시작한 전지희는 이번 올림픽 1라운드부터 연승을 거듭하며 올라온 오스트리아의 리우지아(39, 세계108위)에게 완승을 거두고 8강에 올랐다. 듀스 접전 끝에 내준 2게임을 제외하고는 그야말로 일방 승부였다. 중국계인 리우지아는 오스트리아를 유럽 강호로 이끌어온 노련한 선수였지만 승리 의지가 충만한 전지희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4대 1(11-1, 10-12, 11-3, 11-3, 11-4)의 쾌승이었다.
상위랭커 칼데라노 휴고(브라질‧25, 세계7위)를 만난 장우진은 힘든 승부를 벌였다. 엎치락뒤치락 게임을 주고받으며 치열한 풀-게임접전을 펼쳤다. 한 시간을 훌쩍 넘는 격전 끝에 3대 4(7-11, 11-9, 11-6, 9-11, 11-4, 5-11, 6-11)의 아쉬운 재역전패를 당했다. 이번 올림픽 전까지 국제무대 상대전적에서 4승 3패로 앞서있던 장우진은 5게임까지 3대 2로 리드했지만 마지막 두 게임을 내리 내주고 석패했다.
이로써 한국 대표팀은 이날 오후 경기에서 먼저 8강행을 결정지은 정영식(미래에셋증권·29, 세계13위)과 함께 여자단식의 전지희가 남아 개인단식 메달권을 향한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8강전 상대는 쉽지 않은 선수들이다. 정영식은 현역 세계1위 판젠동(중국·24), 전지희는 다름 아닌 이토 미마(일본·21, 세계2위)가 8강 상대다.
이번 올림픽 첫 종목으로 치러진 혼합복식에서 이미 금메달을 획득하며 사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이토 미마는 개인단식에서도 중국을 위협하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전지희도 국제무대에서 세 번을 싸워 아직까지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정영식도 최근까지 나가는 대회마다 우승을 휩쓸어온 현역 최강자와의 싸움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의 각오도 만만치 않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전지희는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일본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해왔다. 이토 미마를 상대로 한 첫 승리를 올림픽 무대에서 이뤄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정영식은 2019년 부산 코리아오픈에서 판젠동을 꺾은 적이 있다. 당시의 기억을 되살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잘 싸우고도 패했던 한을 풀어낼 각오다. 정영식과 전지희의 개인단식 8강전은 28일 오전 열한 시에 정영식, 오후 세 시에 전지희가 경기를 시작한다. 내일은 이들의 경기를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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