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 없이 끝낸 2020 도쿄, 다음 올림픽 위한 자양분으로

한국 여자탁구대표팀이 아쉽게 패했다. 3일,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진행된 2020 도쿄올림픽 여자단체 8강전에서 유럽의 강호 독일에 풀-매치접전 끝에 역전패했다. 끝내 8강에서 도전을 멈췄다.

독일은 2016년 리우올림픽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던 강호다. 당시 멤버였던 한잉, 산샤오나, 솔야 페트리싸가 이번 올림픽에도 그대로 나왔다. 세계적인 강팀을 맞아 한국 대표팀의 추교성 감독은 오더에 변화를 주는 작전을 들고 나왔다. 16강 폴란드전 첫 매치를 책임졌던 신유빈-최효주 조 대신 신유빈과 전지희를 복식조로 묶었다. 상대 에이스 한잉에게 단식을 내주는 대신 복식에 집중하고, 나머지 단식 경기에서 두 점을 획득하는 길을 노렸다.
 

▲ 전지희가 가능한 승점을 모두 획득하며 에이스 역할을 다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작전은 초반 기막히게 들어맞았다.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 호흡을 맞춘 전지희-신유빈 조가 풀-게임접전 끝에 산샤오나-솔야 페트리싸 조를 꺾었다. 2단식에서 최효주가 한잉에게 패했지만, 3단식에서 전지희가 솔야 페트리싸를 잡아내며 2대 1로 앞서나갔다. 전지희는 복식과 단식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가능한 승점을 모두 따내며 에이스 역할을 다했다. 남은 두 단식에서 한 경기를 잡아내면 승리가 가능한 흐름이었다.

4단식에서는 우리 대표팀 막내 신유빈이 상대 에이스 한잉과 좋은 승부를 펼쳤다. 상대의 묵직한 커트를 빠른 박자에 적극적으로 공략해 38세의 노장 한잉을 지치게 만들었다. 패한 첫 게임에서 적응을 마친 뒤 두 번째 게임을 듀스 끝에 잡아내고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한잉은 세계 최고의 수비수답게 노련했다. 신유빈의 공세를 적절히 차단하며 3, 4게임을 내리 가져갔다.
 

▲ 신유빈은 비록 패했지만 세계적인 수비수에 맞서 좋은 승부를 펼쳤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매치스코어 2대 2에서 다시 최효주가 등장했다. 상대는 펜 홀더 전진속공을 구사하는 산샤오나, 최효주는 시종 공격적으로 경기를 주도하고자 노력했지만, 핌플러버를 활용한 산샤오나의 빠른 코스공략에 마지막까지 적응하지 못했다. 마지막이 된 3게임은 9점까지 먼저 앞서가고도 역전패했다. 세 게임을 연달아 내주고 고개를 숙였다.

결국 한국대표팀은 독일을 상대로 선전했지만 아깝게 패했다. 벤치의 오더는 이길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이었지만, 승부의 향방까지는 바꿔놓지 못했다.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한국의 어린 선수들에게 이기는 방법을 아는 독일의 노련한 선수들은 버거운 상대였다.
 

▲ 어린 선수들이 쌓은 경험을 소중한 자산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폴란드와의 16강전 모습이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이로써 한국 여자탁구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을 또 다시 메달 없이 끝냈다. 상대적으로 어린 선수들이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의 경험을 쌓은 것이 그나마 소득이라면 소득이었다. 특히 17세의 신유빈은 승패와 상관없이 모든 경기에서 나이답지 않은 경기력을 과시하며 무한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모든 경기가 끝나고 벤치에서 흘린 우리 선수들의 눈물은 다음 올림픽을 위한 자양분이 되어줄 것이다. 다음 올림픽은 3년 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다음은 여자단체 8강전 경기결과.

대한민국 2대 3 독일
전지희-신유빈 3(9-11, 11-8, 6-11, 11-6, 11-3)2 솔야 페트리싸-산샤오나
최효주 0(3-11, 3-11, 8-11)3 한잉
전지희 3(11-6, 13-11, 11-3)0 솔야 페트리싸
신유빈 1(6-11, 12-10, 6-11, 9-11)3 한잉
최효주 0(8-11, 6-11, 9-11)3 산샤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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