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와 한국프로탁구리그 타이틀스폰서십 계약 체결

새로운 탁구가 시작된다. 한국 탁구가 프로화 첫발을 내디딘다.

대한탁구협회(회장 유승민 IOC위원, 이하 협회)는 21일 오전 서울의 노보텔 앰버서더 강남에서 두나무와 ‘한국프로탁구리그 타이틀스폰서십 계약 체결식’을 열고 프로시대를 알렸다. 협회는 한국실업탁구연맹(회장 이명종)과 2021년 초부터 프로리그를 추진해왔다. 한국 스포츠 올림픽 종목 중 프로 출범은 복싱, 골프, 야구, 축구, 농구, 배구에 이어 탁구가 일곱 번째다.
 

▲ (강남=안성호 기자) 한국 탁구가 프로화 첫발을 딛는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과 이석우 두나무 대표.

이날 행사에는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IOC 위원)과 이석우 두나무 대표를 비롯, 유남규 한국실업탁구연맹 부회장, 김택수 대한탁구협회 전무, 현정화 한국마사회 총감독, 김주연 한국대학탁구연맹 회장 등 탁구계 유력인사들이 참석했다. 유승민 회장은 “탁구 프로화는 10년이 넘도록 탁구인들의 염원이었고 제 공약이기도 하다. 두나무라는 좋은 파트너를 만나 ‘프로’라는 이름을 걸고 리그를 출범하게 돼 정말 기쁘다. 처음 시작하는 만큼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탁구인들과 팬, 그리고 후원사들의 뜻을 반영해 ‘탁구형 프로리그’가 큰 사랑을 받으며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타이틀스폰서를 맡아 리그 운영경비 전반을 지원하기로 한 두나무는 블록체인 및 핀테크 전문기업이다. 디지털 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두나무는 유승민 회장의 요청을 받고, 기업의 사회공헌 및 탁구의 미래가치, 스포츠를 통한 시너지효과 창출 등을 높이 평가해 후원을 결정했다고 한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생활체육의 대표종목이자, 높은 국제경쟁력을 지닌 한국탁구의 파트너로 프로리그의 시작을 함께 하게 돼 기쁘다”며 “성공적인 리그 개최와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인사했다.
 

▲ (강남=안성호 기자) 타이틀스폰서 두나무는 2년간 연간 10억원의 운영 경비를 지원한다.

‘2022 두나무 한국프로탁구리그’는 프로탁구를 향한 첫걸음이다. 일단은 기존 한국실업탁구연맹의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기존에 없던 장기리그를 열어 프로로 손색없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일차 목표다. 최소 2년을 과도기 형태로 프로리그를 소화한 후, 그 성과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한국프로탁구연맹 출범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프로원년으로 기록될 2022 시즌은 1월 말 시작해 6월 초까지 진행된다. 현재 한국 성인탁구의 근간인 27개 실업탁구팀(상무 포함)이 프로리그에 참가한다. 기업팀은 코리아리그(1부격), 지방자치단체 팀은 내셔널리그(2부격)로 나뉘어 경쟁한다. 코리아리그 남자는 7개 팀, 여자는 5개 팀이고, 내셔널리그는 남녀 각 6개 팀과 9개 팀이다. 팀 수가 많은 여자 내셔널리그만 2라운드, 나머지 3개 리그는 3라운드로 정규리그를 소화한다(총 210경기).
 

▲ (강남=안성호 기자) 대한탁구협회는 지난 도쿄올림픽 대표선수들의 사인이 담긴 기념패를 선물하면서 감사를 표했다.

포스트시즌은 리그별 상위 3개 팀이 플레이오프(2-3위), 챔피언결정전(2/3위전 승자-1위)을 치러 우승팀을 결정한다.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모두 상위 팀이 어드밴티지로 1승을 확보한 상태에서 먼저 2승을 거둔 팀이 시리즈에서 승리한다. 내셔널리그 우승팀에게는 코리아리그 승격자격이 주어진다. 단, 코리아리그에서 내셔널리그로의 강등은 당분간 없다.

프로탁구리그의 실무는 한국실업탁구연맹 산하 프로리그 사무국이 맡고, 대한탁구협회와 실업탁구연맹은 한국프로탁구위원회를 구성해 감독한다.

한국 탁구계는 2000년 이후 프로리그 출범을 시도했지만, 경제적 요인 등 여러 사정으로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당장 코로나 확산 직전 2년간도 실업탁구리그를 열었지만 본격적인 프로리그로서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 (강남=안성호 기자) 한국 탁구가 프로화 첫발을 딛는다. 참가임원들이 함께 모여 기념 촬영했다.

반면 탁구강국인 중국, 유럽, 일본 등은 프로리그를 바탕으로 일취월장했다. 중국의 슈퍼리그는 이미 세계 최고의 리그로 자리 잡았고, 유럽도 오랜 전통의 리그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럽은 각국 리그 전적을 바탕으로 결산대회인 챔피언스리그도 열고 있다. 가까운 일본은 2018년 프로리그(T리그) 출범 후 올해 2020 도쿄올림픽 탁구에서 사상 첫 금메달(혼합복식)을 획득하는 등 눈부신 성과를 냈다. 프로리그가 있는 나라의 선수들은 보다 많은 경기 수, 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실력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국의 범주에 들지 못했던 인도도 프로 출범 이후 국제무대의 다크호스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조금 늦게 출발하는 한국의 프로탁구가 어떤 성과를 내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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