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전 일본 토가미-우다 조에 설욕, 한국남자탁구 사상 첫 세계선수권대회 결승 진출

장우진(국군체육부대)-임종훈(KGC인삼공사) 조가 새 역사를 썼다. 한국남자탁구 사상 첫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개인복식 결승에 진출했다.

장우진-임종훈 조는 29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휴스턴 조지 R. 브라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남자복식 준결승전에서 일본의 숙적 토가미 슌스케-우다 유키야 조를 3대 1(8-11, 11-4, 11-9, 11-7)로 꺾었다. 장우진의 오른손과 임종훈의 왼손이 원활한 호흡을 이루며 패기로 맞선 일본 조를 돌려세웠다.
 

▲ (휴스턴=안성호 기자) 장우진-임종훈 조가 남자탁구의 새 역사를 썼다. 결승에 진출했다.

일본 조는 10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렸던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복식을 우승한 선수들이다. 당시 결승 상대가 바로 장우진-임종훈 조였다. 초반 기세를 뺏기며 아쉽게 1대 3(11-13, 8-11, 11-8, 9-11)으로 패했었다. 이번 대회 역시 먼저 게임을 내주고 출발하면서 불안한 기운이 감돌았으나 패배의 기억이 오히려 장우진-임종훈 조에게는 약이 됐다.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경기에 집중한 끝에 곧 바로 역전에 성공했고, 끝내 승리했다. 마지막이 된 4게임 임종훈의 본능적인 톱스핀에 대한 토가미의 반구가 네트를 맞고 튕기자 한국의 두 선수는 두 손을 치켜 올리며 크게 환호했다.
 

▲ (휴스턴=안성호 기자) 패배의 기억이 오히려 약이 됐다. 토가미 슌스케-우다 유키야 조에 멋지게 설욕했다.

장우진-임종훈 조의 결승 진출은 한국 남자탁구 사상 처음 있는 ‘역사’다. 한국 남자탁구는 개인복식에서 지금까지 여덟 개의 동메달을 기록하고 있다. 1987년 뉴델리 대회의 안재형-유남규 조의 동메달이 첫 입상이었으며, 2017년 뒤셀도르프 대회 이상수-정영식 조의 동메달이 가장 최근 입상이었다. 하지만 이제까지는 결승에 진출한 전례가 없었다. 휴스턴에서 새 역사가 만들어졌다.
 

▲ (휴스턴=안성호 기자) 임종훈의 왼손과 장우진의 오른손이 원활한 호흡을 이루고 있다.

장우진-임종훈 조의 선전은 이번 대회 초중반 부진했던 남자탁구의 반전이라는 점에서도 의미 있다. 이번 대회 한국 남자탁구는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임종훈이 16강에 오른 게 개인단식 최고 성적이었다. 장우진(국군체육부대)과 안재현, 이상수(이상 삼성생명) 등 기대를 모았던 에이스들이 줄줄이 초반 탈락했다. 복식만이 희망의 끈으로 남아있었고, 결국 복식에서 최고의 낭보를 전하면서 막판 한국팀 분위기를 살려냈다. 장우진과 임종훈이 힘을 합쳐 위기의 한국탁구를 구해낸 격이다. 이번 대회 마지막 날도 한국대표팀은 ‘탁구’를 할 수 있게 됐다.
 

▲ (휴스턴=안성호 기자) 장우진-임종훈 조는 현지의 교민들에게 특별한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이 열렬한 응원!

장우진-임종훈 조는 경기 직후 진행된 ITTF와의 오피셜 인터뷰에서 “아시아선수권 결승에서 진 상대에게 설욕해서 기쁘다. 남은 시합도 잘 준비해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현지에 계신 한인 분들이 워낙 잘 돌봐주셔서 좋은 시합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꼭 더 큰 기쁨을 드리고 싶다”는 이색 소감도 전했다.
 

▲ (휴스턴=안성호 기자) 장우진-임종훈 조는 누가 올라오더라도 꼭 금메달을 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장우진-임종훈 조의 결승전 상대는 중국 린가오위엔-량징쿤 조와 스웨덴 마티아스 팔크-크리스티안 카를손 조의 경기 승자다. 두 조 모두 상대하기 껄끄러운 강호인 것만은 틀림없다. 하지만 이왕에 만들어진 새 역사가 보다 밝은 색 메달이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장우진-임종훈 조는 “어느 조가 올라오더라도 금메달을 목표로 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장우진-임종훈 조의 2021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복식 결승전은 이번 대회 마지막 날인 30일 새벽 4시 50분(한국시간)에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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